[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KT가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는 쌍용건설을 대상으로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쌍용건설도 공사비청구 소송과 집회 등으로 강경대응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쌍용건설은 KT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제기 소식을 발표한 직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 향후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디지털데일리>와의 통화에서 "KT가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을 확인했는데, 저희는 KT를 상대로 공사비 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간 미뤘던 KT 판교 사옥 및 본사 집회도 강경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쌍용건설 간 공사비 갈등은 지난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쌍용건설은 2020년 KT 판교 신사옥 건립 공사를 수주할 당시 공사비 967억원에 계약한 이후, 약 31개월 간 공사를 거쳐 지난해 4월 해당 건물을 준공했다.
갈등은 2022년 7월부터 본격화됐다.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도급 계약 이후 원가 상승분을 고려해 KT에 공사비 171억원 증액을 요청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노조파업, 자재반입 지연 등의 악재가 겹쳐 171억원이 초과 투입됐다는 이유에서다.
KT는 도급 계약 당시 '물가 변동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물가변동배제특약'이 있었던 만큼 '쌍용건설이 주장하는 증액분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공사비 증액 없이 시간이 흐르자 지난해 10월 1차 시위를 진행함과 동시에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분쟁위)에 조정 신청을 했는데, 분쟁위에 적극 참여해 협의하겠다던 KT가 이날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부터 협상 의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쌍용건설 관계자는 "계약 당시만 해도 쌍용건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공사비였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대유행과 전쟁 등의 변수로 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KT가 공정과 상생을 논하면서도 물가변동배제특약이라는 불공정계약만을 앞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별도 입장문에서도 "(지금까지 KT는) 시공사가 제기한 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 절차에 적극 참여하고 시공사와 원만한 타결을 위해 성실히 협의하겠다며 대화와 협상에 대한 긍정적 취지의 답변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KT는 당사에도 내부 논의할 시간을 달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며 "이를 믿고 광화문 KT 본사 집회를 연기하는 등 국토부 분쟁조정위원회 절차에 성실하게 임해왔지만, 끝내 KT가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공사비 분쟁에 대한 협상의 의지 자체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앞서 KT는 이날 오후 쌍용건설을 대상으로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히며 "판교 사옥 건설 계약은 물가변동배제특약을 포함하고 있는데 쌍용건설의 요청에 따라 설계 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45억5000만원)과 공기연장(100일) 요청까지 수용하는 등 공사비 정산을 모두 완료했다"며 "KT는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고 사안의 명확한 해결을 위해 법원의 정당한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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