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른 배터리 양극재 물량 감소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을 내놨다. 지난해 반영한 재고평가손이 올해 1분기 환입된 영향이다. 고객사의 탈중국 의지에 따른 음극재 물량 증가도 실적 선방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포스코퓨처엠은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384억원, 영업이익 378억원을 기록한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고 전분기 대비 0.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하고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리튬 등 원재료값 하락으로 판가가 하락하는 부정적 원재료 투입 시차(래깅) 효과가 발생했으나, 니켈 60% 양극재인 N65 재고물량 출하 등을 통해 양극재 분기 최대 판매량을 달성한 점이 유효했다. 수율의 개선과 지난해 반영된 재고평가손실이 환입된 점도 수익성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결정 수율 향상·재고평가손 환입이 '선방' 기여…음극재 고객 다각화
양·음극재 등을 제조하는 에너지소재 사업부는 매출 7817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7862억원) 대비 매출 규모는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4분기 705억원 평가손실로 인식했던 재고의 평가손실 환입이 1분기 467억원으로 반영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결정 양극재 수율 개선과 판매량이 증가한 점도 수익성 향상에 영향을 줬다. N86 단결정 양극재 전용 설비 가동으로 수율이 개선되며 판매량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NCA 양극재는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며 판매량이 늘었고, N65는 평가손실로 인식했던 재고가 출하되는 성과를 냈다.
음극재 부문에서는 신규 고객사향 판매가 늘면서 음극재 부문 매출이 전분기(462억원) 대비 31억원 늘어난 493억원을 기록했다. 판매 비중 역시 종전 62%였던 국내 셀 메이커 비중이 53% 줄어드는 등 다각화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단 원료 가격 약세로 판가는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기초소재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유가 약세 영향으로 화성제품의 판매가가 하락했다. 다만 내화물 판매량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3567억원과 128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성 '꿈틀'…2026년 생산 목표, 기존 대비 5만톤 하향
포스코퓨처엠은 N65 양극재 등 재고분이 소진되면서 2분기 물량이 1분기 대비 15% 가량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N86 양극재, NCA 양극재 판매 물량이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신차 출시 등이 예상되는 하반기부터는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올해 양극재 판매량은 7만2000톤으로 예상되며, 판가가 하락하더라도 전반적인 매출액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3분기에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면 3분기보다 4분기 영업이익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회사는 판가 하락에 따라 하반기 영업이익률이 미드싱글디짓(5%내외)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심화된 전기차 시장 둔화 추세에 맞춰 생산능력 투자 시점도 순연한다. 이에 따라 당초 2026년 연산 45만5000톤으로 계획했던 양극재 생산능력 목표를 5만톤을 줄인 39만5000톤으로 확정했다. 중국 공장에서 1만톤, 국내에서 4만톤의 생산능력 투자가 지연될 전망이다.
지역별로 보면 캐나다에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연간 3만톤 규모 1공장은 올해 생산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여기에 지난해 발표한 3만톤 규모 2단계 투자가 2025년말까지 완료될 예정으로, 2026년부터 총 6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총 6만톤 규모 물량이 생산될 예정이며, 포항 2-1단계(연산 3만톤) 투자가 올 10월 완성될 예정이다. 중국은 2.5만톤으로 추가 생산 예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달 말 포항 영일만 산단에 연 50톤 규모 실리콘탄소복합체(Si-C) 음극재 데모플랜트를 가동하는 등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활용되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 저장용량이 4배 이상 높다. 이 덕에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키고, 빠른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2026년 연산 1000톤, 2030년 1만톤 규모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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