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보험환급지원센터'라는 정체불명의 명칭으로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청구 보험금을 무료로 찾아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보험개발원 등 공인 기관을 사칭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보험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화를 통한 일종의 불법 사칭영업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손보험 여론조사, '보험점검센터' 등에 이어 최근에는 '보험환급지원센터'라는 명칭으로 보험소비자들에게 접근하는 수법이 판을 치고 있다.
자칭 보험환급지원센터라는 곳에서는 우선 수신자에게 안심을 시키기 위해 "보험 가입 전화를 드린 것이 아니다"며 운을 띄운다.
이어 "그동안 고객님들이 보험금을 가입하고 청구를 안 하셨던 미청구 환급금을 소멸되기 전에 찾아가시라고 연락을 드렸다"며 "보험개발원을 통해 환급을 해드리는 캠페인을 진행 중에 안내를 드린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실손보험이나, 운전자보험 등을 포함해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의 금액과 나이를 물어본다.
이 과정에서 소속을 구체적으로 묻는다면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의 엉뚱한 답변이 돌아오기도 한다.
실제 기자의 이 같은 질문에 해당 상담사(?)는 "또다시 '보험환급지원센터'"라고 강조하며 "우리나라에 30개 보험사가 등록 돼 있는 센터"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은 접수만 도와드리고 있는 것인데 의심을 받으면 기분이 나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상담에 응하게 되면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 돼 소속이 불분명한 보험설계사 등에 데이터베이스(DB)가 원치 않게 넘어가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보험소비자들의 DB는 소위 '값어치가 더 높은' DB로 분류된다.
이럴 경우 해당 보험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스팸 전화는 물론 더 나아가 보험 리모델링 등의 명목으로 기존 보험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 가입을 권유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런 수법은 개인정보 확보 과정에서 보험개발원 등의 공인 기관을 언급하고 나서고 있어 관련 기관들의 피해까지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에선 현재 그런(보험금을 환급해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아 피싱인 것 같다"며 "이런 부분들은 실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이런 사칭 영업은 원수사에서 진행하는 경우는 없다"며 "이 같은 전화를 받으면 그냥 대응하지 말고 무시하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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