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미국 뉴욕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는 등 시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정보기술(IT) 기업들 성장 이면엔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과 집중’을 위한 인력 감축이 있다. 직원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AI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2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알파벳, 아마존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 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했다. 전반적인 호실적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MS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620억달러, 영업이익 27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7.6%, 영업이익은 33% 증가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결과다. 특히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성장한 259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MS는 클라우드 애저에 오픈AI 챗GPT 기술을 접목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AI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서 AI를 대규모로 적용하는 것으로 옮겨왔다”며 “모든 기술 스택에 AI를 적용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장점과 생산성 향상을 촉진하는 걸 돕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도 이달 1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아마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70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4% 늘고, 주당순이익(EPS)도 0.03달러에서 1달러로 크게 올랐다. 주요 수입원은 클라우드 컴퓨팅, 아마존웹서비스(AWS) 부문 매출은 24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 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8% 증가했다.
아마존은 최근 생성형AI 기반 쇼핑 도우미 ‘루퍼스’(Rufus)를 선보였다. 오픈AI 경쟁사로 꼽히는 AI스타트업 앤트로픽에도 최대 40억달러를 투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관련) 아직 규모가 작지만, 향후 몇 년 안에 수백억달러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63억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주당순이익도 1.64달러로 시장 전망치(1.59달러)보다 높았다. 알파벳 역시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9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8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호실적을 내놓고 첫 배당 소식까지 알리면서 주가가 하루만에 20% 이상 뛰어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I·클라우드 기술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등 증명한데다 잠재성이 높은 만큼,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해당 분야에 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비용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상용화를 위한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아 다른 부문에서 비용절감도 필수다.
MS, 알파벳 등 기업들 실적에 따라 시가총액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분위기와 다르게 기업들이 계속해서 인력 감축을 단행하는 이유다. CNBC가 기술 산업 감원현황을 분석하는 레이오프스(Layoffs.fyi)를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올해 98개 기술기업에서 2만5136개 일자리가 사라졌다.
실제 MS는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후, 전체 직원 9%에 달하는 1900명 인력을 감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기술·광고직 직원 1000명 이상을 줄인 데 이어, 유튜브에서도 일자리 100여개를 없애기로 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도 정규직역 9%인 1000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메타와 아마존은 올해 호실적 배경으로 지난해 수만명 일자리를 감축한 긴축정책 결과라는 점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메타와 아마존은 수만명 일자리를 감축하고 연말 연휴에 핵심 사업이 선전했다는 이유로 빅테크 어닝 시즌 승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CNBC는 ”IT기업만 AI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며 다른 업종에서도 AI를 위해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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