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기업들의 IT투자 감소로 클라우드기업(CSP)들이 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CSP 재판매 마진에 의존하는 클라우드 관리서비스기업(MSP)들도 덩달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매출 대비 적자가 계속되는 현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당면과제인 MSP들은 사업다각화와 해외진출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클라우드 등 주요 CSP들은 국내 MSP에 대한 수수료 및 개념검증(PoC) 혜택 등을 줄이는 추세다.
CSP가 기업들로부터 매달 사용료를 받고 서버·네트워크·스토리지 등 IT인프라를 빌려주는 사업자들이라면, MSP는 CSP가 제공하는 클라우드로 고객의 데이터를 이관해 구축·운영·관리서비스를 제공하며 CSP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취한다.
국내 MSP들은 주요 CSP들이 규정한 파트너 등급에 따라 수수료율에 차이가 있지만, 통상 5~7% 수준으로 금액을 지급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일부 CSP들의 정책 변화로 인해, 이러한 수수료율이 5% 이하로 축소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클라우드 도입을 위해 진행하는 PoC 비용도 원래는 CSP들이 전액 지원했지만, 최근 그 혜택이 줄고 있다는 전언이다. AWS 경우, 최근 직원 핵심성과지표(KPI)와 연동시켜 사실상 지원을 줄이게끔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CSP가 주최하는 클라우드 행사에 MSP가 지불해야 하는 참가비용이 10~30%씩 오른 사례도 확인됐다. 이 사실을 전한 MSP 업계 한 관계자는 “MSP들은 원하지 않아도 CSP 주최 행사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CSP들로서는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IT투자가 줄어들어 매출이 주춤한 반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급변하는 기술혁신에 대응해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맞아, 그나마 비용 줄이기가 가능한 MSP 쪽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한국 기업들의 클라우드 도입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더딘 수준이다. 싱크탱크 ADB 인스티튜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시장 총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0.29% 수준으로 아시아 11개국 중 6번째에 불과했다.
사업 특성상 CSP에 수익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국내 MSP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MSP 사업으로 창출하는 매출 규모 자체는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이 CSP에 비용으로 지불되다 보니 수익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실제 국내 1위 MSP인 메가존클라우드를 보면, 클라우드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22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해 ‘1조클럽’에 가입했지만, 영업손실 346억원을 기록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위 베스핀글로벌도 이 기간 220억원의 적자를 보태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SP들은 클라우드 MSP 사업 수주 경쟁과 별개로 자체 개발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판매 등 사업다각화와 함께 해외진출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CSP 의존도를 낮춰 수익개선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자구책이다.
예컨대 메가존클라우드는 스플렁크·유니티 등과 계약을 맺고 총판 사업을 하는가 하면, 지난해 5G 특화망 사업에도 뛰어들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두바이에 현지 고객사 대상 ‘24X7 기술지원센터’를 신설하는 등 해외 영향력도 키우는 중이다.
베스핀글로벌도 MSP 사업 외에 클라우드 보안 사업과 대화형 AI 플랫폼 ‘헬프나우’, 그리고 지난해 분사시킨 멀티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옵스나우’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또 베트남 지사를 중심으로 동남아 지역 디지털전환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간에는 클라우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MSP가 낮은 마진율로도 어느 정도 사업을 해나갈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서드파티 솔루션 등을 출시하며 자신들만의 특장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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