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이어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너나할 것 없이 대부분 기업들이 스스로를 ‘AI 기업’이라고 외친다. 트렌드를 빠르게 쫓는 모습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과연 알맹이가 있는지, 그저 마케팅 용어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챗GPT’ 등장 전에도 AI 챗봇은 존재했다. 대형 금융사나 커머스 기업 상당수는 콜센터 상담인력을 줄이고 AI 챗봇을 적용했다. 이런 챗봇을 사용한 뒤 든 생각은 ‘AI는 한참 멀었네’였다. 그러던 와중에 챗GPT가 등장했고, 부족한 것은 AI가 아니라 그 기업들의 기술력이었다.
챗GPT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AI 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문 영역에서는 챗GPT 못지 않은 성능의 챗봇을 만들기도 한다. 소형언어모델(sLLM)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AI 기업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곳들도 적지 않다. 사람이 수작업으로 시나리오를 만들고, 해당 시나리오에 의해서만 답변을 하는 4~5년 전 기술을 ‘AI 챗봇’이라 내세우는 가 하면, 공개된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에서 아주 조금의 파인튜닝을 한 것만으로 기술력을 갖췄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오픈소스 LLM을 이용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좋은 LLM을 개발하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해서 좋은 응용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 역시 훌륭한 경쟁력이다. 어찌보면 수준이 낮은 ‘자체 개발’보다도 훌륭하다고 할 만하다.
문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영업력을 앞세워 사업을 따내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다. 통상 업력이 긴 기업이라면 기술력이나 노하우가 많이 쌓여있을 것으로 기대돼야 하지만, AI에서는 그 반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술력이 없는 기업들이 AI를 잘 모르는 고객을 대상으로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꺼트리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데자뷔 같다. 여러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기술임에도 마구잡이로 오용하는 기업들로 인해 기대감이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AI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산업 진흥을 이어가되 ‘옥석 가리기’에 대한 고민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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