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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탄생]②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 재정 능력 괜찮나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왼쪽)와 스테이지파이브 실적 추이. [ⓒ 디지털데일리]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왼쪽)와 스테이지파이브 실적 추이.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스테이지엑스(가칭)'가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4301억원의 입찰액을 제시해 해당 주파수를 낙찰받게 된 가운데, 제4 이동통신 사업자 탄생을 앞두고 해당 컨소시엄의 재정 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규 사업자의 경우 통신설비 및 통신망 로밍 비용 등을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부는 22년간 등장하지 않은 제4 이동통신사를 출범시키기 위해 5G 28㎓ 주파수 경매 당시 최저경쟁가격을 742억원 수준으로 낮게 책정하고 해당 대역 800㎒폭에 대해 설치할 기지국 수도 1만5000대에서 6000대로 의무 사항도 하향 조정했지만 이미 낙찰가부터 기존 통신 3사 할당가(약 2070억~2078억원)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는 등 당초 취지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해당 주파수를 활용해 신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4301억원)에 3년간 설치할 기지국 6000대 등 설비투자를 종합해 1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컨소시엄의 주축인 '스테이지파이브'는 2015년 설립 후 2018년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이래 알뜰폰(MVNO)과 로밍 등 통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 때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의 투자를 통해 키즈폰 제작사 키위플러스를 계열사로 두고 관련 사업을 진행했고, 서상원 대표는 양사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카카오가 자체 보유 지분과 서상원 대표의 키위플러스 지분 60%을 이더블유케이에 매각했다.

이후 스테이지파이브는 알뜰폰 및 로밍사업에 주력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KT망을 빌려 알뜰폰 서비스 '핀다이렉트'를 운영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망까지 적용해 LTE·5G 요금제를 늘렸다.

2018년 196억원이었던 스테이지파이브의 연간 매출은 이듬해인 2019년 들어 409억원까지 증가했고 2021년에는 511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24억원 규모였던 스테이지파이브의 영업손실액은 2021년 92억원 수준까지 확대되는 등 '만년 적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특히 2022년 스테이지파이브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위해 회계기준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변경하면서 그간 신주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회계처리 항목이 변경돼 '완전 자본잠식'으로 보이는 착시효과를 겪기도 했다. RCPS가 일반 기업의 회계 기준에서는 '자본' 항목이지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는 부채 항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일반 회계 기준 스테이지파이브가 보유한 287억원 규모의 자본총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1590억원이 돼 완전자본잠식이 된다. 완전자본잠식은 자본총계에서 부채총계를 뺀 금액이 마이너스가 된 것으로, 회사 자본금이 모두 바닥나고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상태로 접어든 것을 의미한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지난해 공시한 2022년 연간 재무제표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 적용돼 -1657억원 규모의 완전자본잠식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파이브 측은 "상환전환우선주 형태의 투자건을 제외한다면 일반 기업회계기준으로는 자본잠식상태가 아니다"며 "이는 현금유출이 없는 회계상 평가손실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2022년 스테이지파이브의 RCPS부채와 파생상품부채를 부채 항목에서 자본 항목으로 이동시킬 경우, 부채총계는 110억원 규모로 줄어든다. 이런 경우, 스테이지파이브의 자본총계는 232억원 규모로 볼 수 있다. 해당 금액을 전년도인 2021년의 자본총계(일반 회계 기준)와 비교하면 55억원 가량 감소한 것이다. 2018년 스테이지파이브의 자본이 96억원 수준에서 2020년 414억원 수준까지 증가했지만 2021년과 2022년 수치를 보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 지표가 되는 현금및현금성자산 추이도 이와 유사하다. 스테이지파이브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18년 62억원 수준에서 2020년 442억원 규모로 증가했으나 2021년 다시 81억원 규모로 줄었다가 이듬해(2022년) 들어 131억원 규모로 늘었다.

투자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도 최근 들어 다소 하락한 모양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유동부채(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로 나눠 환산한 지표로, 유동비율이 높을 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은 것으로 판단하며 200% 정도를 건전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2018년 당시 스테이지파이브의 유동비율은 1313%를 기록했고 ▲2019년 329.3% ▲2020년 522.9% ▲2021년 541.2%로 나타났다. 2022년의 경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11.02%의 유동비율이 나오지만 RCPS부채와 파생상품부채를 관련 항목에서 제외한 일반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 264.6%가 된다. 다소 유동비율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200% 이상의 비율을 기록중인 만큼 상환 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해당 수치를 종합해보면 스테이지파이브의 재무 능력은 양호한 데 반해 2022년 들어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테이지파이브 입장에서 컨소시엄 내 재무적 투자자(FI)인 신한투자증권의 자금 동원 능력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이유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2022년 기준 5조3425억원 규모 자본총계를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해당 연간 누적 자본총계는 전년보다 증가한 5조466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현금및상각후원가측정예치금은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4조2884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자금 동원 면에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확보한 투자자(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아이즈비전, 야놀자, NH투자증권, 신한-동반성장솔루션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의 자금(약 1800억원 규모)도 남아 있어 설비투자 등 신사업에 활용할 재원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확보한 금액은 약 8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테이지파이브는 꾸준히 외부투자를 받은 데다 신한투자증권이 FI로 나서면서 자금 동원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스테이지파이브가 자체적인 현금 동원 능력 면에서는 100억원대 규모에 그치는 만큼 투자금 및 컨소시엄 내 FI의 자금 동원이 선제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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