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약을 바꾸거나 더 쓰는 것도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지만, 먹거나 운동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약을 하나둘 더 쓰는 것보다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어프로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
카카오헬스케어가 인공지능(AI) 기반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PASTA)’를 1일 공식 출시했다.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함으로써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당뇨 예방 및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출시 소식을 전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지속성’, ‘실시간성’을 특히 강조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당뇨 환자는 570만여명이다. 당뇨 전 단계 환자의 경우 1500만여명으로, 전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환자이거나 잠재적인 환자인 상황이다.
그는 “국민건강보험에서 당뇨 약에 대해 쓰이고 있는 돈이 연간 1조원 이상이다. 이 비용은 연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라도, 치료 효과라도 있어야 하는데 돈은 돈대로 쓰고 효과는 별로 없다. 당뇨와 고혈압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파스타는 ‘이것해라, 저것해라’ 하며 가르치려 드는 선생님 같은 앱이 아니라 도와주려고 하는 친구 같은 앱이라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강압적으로 무언가를 제재한다면 환자가 계속해서 사용하기 어려운 만큼, 보다 친근하게 접근해 앱 이용률을 높이도록 하겠다는 방식이다.
카카오 계정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국내 기업 아이센스의 ‘케어센스 에어’와 미국 기업 덱스콤의 ‘G7’ 등 연속혈당측정기(CGM) 센서와 연동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황 대표는 CGM이 당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혈당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끝에 침을 찔러 피를 묻히는 자가혈당측정기(BGL) 대신 몸에 센서를 부착해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원격 모니터링도 가능하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그는 “당뇨 관리에서 실시간이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콘셉트다. 1시간 전에, 2시간 전에 이랬어라고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많은 서비스가 라이스타일 코칭, 비만관리 정도로 포지셔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런 실시간성이 매우 큰 차별성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파스타의 실시간 혈당 측정은 카카오헬스케어의 독자적인 기술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센서 기업이 잘하는 영역이 있고 소프트웨어(SW) 기업이 잘하는 영역이 있으며, 카카오헬스케어는 센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 1위 CGM 기업인 덱스콤도 이런 차별성을 인정해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했다.
파스타 앱에서 CGM 센서의 종류를 선택하면 센서 부착 방법, 주의사항, 연동 절차 등이 안내된다. 연동이 완료되면 혈당 데이터가 블루투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스타 앱에 자동으로 표출된다. 혈당 변동성, 혈당관리지표(GMI), 평균혈당 등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음식을 촬영하면 종류나 영양소, 열량 등을 알려주는 AI 기능도 탑재됐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2분기까지 인슐린 집중 치료 당뇨병 환자를 위해 인슐린 펜과 호환되는 노보노디스크와 바이오콥의 ‘말리아 스마트 캡’을 세계 최초로 SDK 방식을 통해 파스타 앱에 연동할 예정이다. 또 ‘파스타 커넥트 프로’를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도 연동한다.
황 대표는 간담회에서 앱 사용자에게 전가되는 비용은 일절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탈하려 한다는 비판을 배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비대면진료 역시 카카오헬스가 직접 진출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병원이나 다른 기업이 파스타를 이용코자 하는 등의 방향성을 열어뒀다.
본격적인 수익화는 해외 시장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내 일본에, 향후 미국과 중동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미국의 경우 사용자를 위한 구독형 모델 사업에 더해서 대형병원이나 보험사 등과 함께 환자 상태에 대한 비대면 모니터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파스타가 CGM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상 ‘만인을 위한 앱’이 될 수는 없다고도 언질했다. CGM 센서를 연동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본연의 기능을 십분 활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는 “‘고기 먹지 말라, 매일 30분씩 이동해라, 면 먹지 말라.’ 이런 말들을 환자에게 한다고 해서 안 할까. 의사가 말해도 안 듣는데 카카오의 앱이 하지 말란다고 안 할까. 접근방식을 바꿔서 도저히 면을 못 끊겠다면 보다 건강하게 먹는법을 알려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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