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IPTV(인터넷TV) 사업자가 방송재원의 합리적 배분을 위한 ‘콘텐츠 대가산정 방안’을 곧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재허가 부관조건에 따라 마련한 ‘콘텐츠 대가 산정 방안’ 및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상생 방안’을 금주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에 제출한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재허가일(2023년 9월22일) 기준 3개월 이내 객관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한 ‘콘텐츠 대가산정 방안’과 ‘중소 PP 상생 방안’을 마련해 제출할 것을 이들 사업자에 요구했다. 이에 따라 3개 사업자는 지난해 12월22일 배분안 초안을 마련하고, 지난주까지 관련된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하는 절차를 거쳤다.
콘텐츠 대가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의미한다. IPTV(인터넷TV)·SO(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는 프로그램을 제공한 PP에 시청자로부터 받은 수신료의 일부를 프로그램 사용료 명목으로 배분해 왔다.
이번에 IPTV가 사업자들에 공유한 콘텐츠 대가산정 방안 초안은 배분 대상 금액에 유료방송사의 기본채널수신료매출액과 홈쇼핑송출수수료매출액의 전년대비 ‘증감률’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배분 대상 금액은 해당 채널의 ▲시청점유율 ▲콘텐츠 투자비(제작투자 및 구매비) 점유율 ▲편성 관련 성과 지표 등을 기반으로, 해당 채널이 IPTV 사업자의 가치 상승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배분된다.
이와 관련 IPTV 측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성과에 근거하여 공정한 대가를 배분해야 한다”며 “따라서 콘텐츠사업자의 성과에 따라 유료방송 플랫폼의 가치 증감에 기여한 몫만큼 콘텐츠사용료를 배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보호장치로 기능할 수 있는 콘텐츠사용료 산정 방식을 마련하되, 방송미디어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소위 ‘좀비PP’에 대해서는 퇴출 장치로서 기능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PP업계는 반발했다. 당초 유료방송사가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의 규모가 크지 않았던 가운데, 프로그램 사용료는 그대로 유지한 채 인상률을 논의하는 것은 ‘콘텐츠 제값받기’라는 기존 취지와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앞서 유료방송사와 PP는 배분비율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PP는 유료방송사가 자신들의 콘텐츠로 가입자를 확보했으니 프로그램 사용료를 더 줘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유료방송사는 가입자 확보에서 플랫폼이 기여한 부분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1년 기준 배분비율을 살펴보면 SO의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액은 5105억원으로 이 중 66.04%에 해당하는 3371억원을, IPTV는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액(2조994억원) 가운데 26.17%인 5493억원을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상파를 포함한 PP에 지급하고 있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IPTV와 SO로부터 받는 재송신료(2021년 기준 4079억원)을 제외하면 200여개의 PP 사업자가 받는 총액은 4785억원에 불과하다. 200여개의 PP 중에서도 종편PP·대형PP등의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하면 중소PP가 가져가는 콘텐츠 사용료는 매우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IPTV 측은 이러한 PP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최종안에 최대한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논의에서도 지상파는 빠졌다. 유료방송사는 방송시장 재원이 순환되는 구조로 지급 비중이 큰 지상파를 제외하고 콘텐츠 대가산정 가이드라인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지상파는 재송신료는 재송신에 따른 저작권료 개념으로, 프로그램 사용료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서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계에선 실효성 있는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하려면 사업자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상파 소관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도 지상파 사업자를 논의에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전문가는 “(콘텐츠 대가산정 방안) 유료방송시장 질서에 필요한 최소한의 룰을 셋팅하는 것”이라며 “지상파도 PP와 자회사를 통해 플랫폼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사용료를 받고 있는 등 엄연히 유료방송시장 안에 들어 와있는 사업자로, 유료방송시장 질서를 위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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