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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상생금융' 후폭풍 고심… 명퇴금 축소·인사적체·실적악화 '악순환' 우려

'상생금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은행권 안팎에서 인사적체, 실적악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상생금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은행권 안팎에서 인사적체, 실적악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자장사 비판에 희망퇴직금 줄줄이 축소

-인사순환 제동…인건비 등 판관비 증가 부담

-민생금융 갹출 비용…금융지주 영업익 악화 전망도

[디지털데일리 권유승 기자] '상생금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은행권 안팎에서 인사적체, 실적악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이자 장사', '실적 잔치' 등의 비판을 의식한 희망퇴직금 축소에 따른 인사적체로 결국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고, 민생금융지원 명목으로 갹출한 비용들의 후폭풍으로 영업이익 등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을 향한 은행들의 과도한 '코드 맞추기' 행보가 재무건전성을 헤칠 수 있는 자충수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최근 희망퇴직금을 줄줄이 줄이고 나섰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KB국민은행은 특별퇴직금으로 월급의 23~35개월분을 지급하던 것을 18~31개월분으로 축소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월급의 20~39개월분을 퇴직금으로 주던 것을 20개월치로 줄여 퇴직금을 지급했다.

신한은행은 월급의 9~36개월치 퇴직금을 7~31개월치로 줄였으며, 하나은행은 24~36개월치 월급 수준이었던 퇴직금을 최대 31개월치 월급으로 낮췄다.

우리은행도 월급의 24~36개월치 규모였던 희망퇴직금을 24~31개월치로 축소했다.

◆인사적체로 커지는 인건비 부담 우려

은행들이 잇달아 희망퇴직금을 줄이고 나선 것은 정부와 금융당국을 의식한 처사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근 이자 장사를 일삼고 있는 은행권을 향해 비판의 시선을 보내며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상생금융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해 왔다.

문제는 금융당국을 의식한 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가 자칫 인사적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희망퇴직금을 줄이면 그만큼 희망퇴직 신청자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럴 경우 인사순환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연말 가장 먼저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농협은행의 경우 희망퇴직자 수가 전년 대비 100명이상 줄었다.

인사적체가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증가에 따라 실적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희망퇴직은 회사에 오래 근무한 임직원을 내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정체된 인력구조 개선으로 인한 비용절감을 꿰할 수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희망퇴직으로 고연봉을 받는 임직원을 내보내고 신입사원을 충원하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비용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상생금융 갹츌 비용에 금융지주 영업익 타격 전망"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소상공인 민생금융지원 등 상생금융의 후폭풍으로 은행권의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국내 20개 은행은 금융당국과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지원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 중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에게 초과 이자 환급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같은 민생지원방안은 당기순이익에 따라 차등 분담하기로 한 '비례형 갹출' 방식이기 때문에 순익 규모가 큰 5대 시중은행들이 대부분 부담할 예정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3067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금액을 확정했으며,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2148억원, 2758억원의 금액을 책정했다. 아직 관련 금액을 발표하지 않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자 이 이상의 금액을 내놓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들의 이번 민생지원방안으로 인한 금액이 기타영업비용 등으로 실적에 반영될 경우 이에 따른 관련 영업지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4일 분석리포트를 통해 KB금융지주가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상생금융 갹출 비용에 따른 영향으로 일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가량 축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나은행 역시 민생지원금융 갹츌 비용을 3324억원을 가정하면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의 일반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 외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상생금융 갹출비용으로 전분기 대비 일반영업이익이 9~11% 감소할 것으로 한화증권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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