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넥슨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신작 ‘낙원’이 프리 알파 테스트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개발 진척도가 매우 낮은 단계라 방향성만 엿볼 수 있는 ‘뼈대’에 가까운 형태였으나, 품고 있는 잠재력은 충분한 작품이었다. 전반에 자리한 한국적 색채가 곧 경쟁력이 돼, 해외에서도 통할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감돌았다.
지난 4일 닷새간의 프리 알파 테스트를 마친 낙원은 좀비로 인해 폐허가 된 세계에서 벌어지는 생존 게임이다. 좀비 또는 타 이용자를 처치하거나 피해 다니면서 자원을 수집하고 탈출하는 재미를 담았다. 탈출에 성공하면 자원이 전부 보존되지만, 사망하면 아이템을 모두 잃게 되는 ‘타르코프’류 성격이다. 세션 당 최대 16명의 이용자가 참여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게 된다.
낙원과 타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지점은 공간적 배경이다. 친숙한 서울을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플레이 형태도 나름의 독창성을 띠게 됐기 때문이다.
좀비 게임 하면 흔히 화기를 이용해 많은 적을 단숨에 몰살시키는 것을 떠올리지만, 총기가 금지된 서울이 배경인 낙원은 각목이나 오함마 등 근접 무기 전투가 주를 이룬다.
이는 곧 이용자가 잠입 방식 전투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 된다. 낙원 속 좀비들은 각목으로 4~5대 정도를 때려야 쓰러트릴 수 있다. 그마저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부활하기 때문에 보이는 좀비들을 모두 눕히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파밍 중 획득한 리볼버나, 재화로 구매한 총기를 사용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좀비를 잡을 수 있지만 이 또한 제약이 따른다. 좀비는 청각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격발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해 이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누군가의 약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낙원을 일정 시간 플레이 하다 보면 좀비와 정면 대결을 하는 것보다는 뒤에서 암살하거나 거리를 벌려 달아나는 편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자연스레 선다.
이러한 플레이 방향성은 생존 탈출 게임의 필수 덕목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이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좀비 또는 이용자와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숨긴 채 플레이 하려다보니 몰입도가 배가 됐다. 개인 기량을 앞세워 적을 쓸어버리는 즐거움은 적을지 몰라도, 극한의 환경 속 생사를 건 다툼에서 전해지는 희열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로등이 드문드문 비치는 서울의 밤도 강한 긴장을 만들어내는 요소다. 손전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길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고, 복잡하게 꼬인 골목과 밀집된 고층 건물들로 인해 이용자에 제공되는 시야 정보도 극히 적은 편이다. 개발진이 해당 장르에서 흔히 사용하는 1인칭 대신 3인칭 플레이 방식을 선택한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낙원상가 등 친숙한 구조물이 곳곳에 자리한 덕에 더욱 높은 몰입도 속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특유의 게임성에서 오는 피로감을 놓고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위치가 발각 될까봐 손전등도 마음대로 켜지 못하는 압박 속에서 매판 느린 호흡으로 게임을 진행하니 피로가 극심했다. 게다가 집 꾸미기 등 파밍한 자원을 소비할 요소가 이번 테스트 버전에선 공개되지 않아, 탐사를 지속할 동기부여가 부족했다. 민트로켓이 ‘안전지대’를 계급이 있는 시뮬레이션 형태로 구현하겠다고 밝힌 만큼, 탈출 이후의 삶을 어떻게 그려낼지가 흥행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편한 유저인터페이스(UI)와 불분명한 공격 판정 등 아쉬움도 있었지만, 알파 단계인 만큼 이는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부산으로 향하는 KTX에서 좀비와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 ‘부산행’이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듯, 한국적 색채를 앞세워 독창적인 게임성으로 무장한 낙원 역시 나름의 지평을 열 가능성이 높은 게임으로 여겨졌다.
해양 어드벤처 힐링 게임(데이브더다이버)으로부터 처절한 생존 게임으로 극적인 장르 변신을 시도한 민트로켓이, 이번에도 글로벌 이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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