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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TL’ 출시 D-3…MMO 명가의 변신에 쏠린 눈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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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신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이하 TL)’ 출시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리니지’ 시리즈로 국내 MMORPG 시장을 선도해 온 MMO 명가 엔씨가, 이번엔 TL을 통해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TL은 오는 7일 오후 8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4일 오전 11시부터 TL 홈페이지에서 PC 버전 클라이언트를 내려 받을 수 있다. 콘솔 버전은 추후 선보인다.

TL은 엔씨가 6여년간 개발한 야심작으로, 2012년 ‘블레이드&소울’ 이후 11년 만에 내놓는 신규 지식재산(IP) 게임이다. 로딩 없이 이동 가능한 오픈월드와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날씨 시스템, 클래스(직업) 없이 7종의 무기를 조합해 취향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TL은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엔씨의 첨병이기도 하다. 엔씨는 기존작들의 시장 장악력이 감소하면서 최근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이에 플랫폼·장르 다변화를 앞세워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린 참이다. 지난달 ‘지스타(G-STAR)’를 통해 공개한 신작 7종 중 리니지 관련 IP는 단 한 개도 없었다. 또한 이들 상당수가 모바일과 PC, 콘솔을 오가는 멀티 플랫폼 게임이었다.

TL은 이중 가장 먼저 정식으로 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엔씨는 TL을 국내에 선출시한 후, 운영이 안정화에 접어들면 미국 아마존게임즈와 손잡고 북미 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엔씨는 앞선 9월 북미 이용자 대상으로도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시장 반응을 살핀 바 있다.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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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TL을 바라보는 업계 안팎의 시선은 엇갈린다. 엔씨는 그간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리니지M’ 등 P2W(페이투윈‧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 성향이 짙은 MMORPG를 출시해왔다. 자동사냥과 확률형 아이템 등 성장 효율성을 강조한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TL은 같은 MMORPG이지만 게임성과 수익모델(BM) 등에서 기존 엔씨 작품들과 차별화된 게임이다. PC‧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 되고, 과감하게 P2W 요소도 뺐다. 콘솔 게임 개발에 익숙하지 않은 점, 공개된 BM의 수익성이 낮은 점 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 5월 국내 비공개베타테스트(CBT) 당시 TL은 PC·콘솔에 부적합한 유저인터페이스(UI)와 조작감, 자동사냥 기능 등이 혹평을 받으면서 시장 기대감이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엔씨는 현재 이용자를 충족시킬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CBT 후 6개월간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담금질을 거듭한 결과다.

엔씨에 따르면 해당 과정은 새판 짜기나 다름없었다. 조작의 재미를 부각하고자 자동사냥‧이동 기능을 삭제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경험치량을 대폭 늘리는 등 성장 속도를 손봤다.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전투 재미는 타격감을 향상시키고 논타깃팅 스킬을 추가해 보완했다. 모바일로의 확장 여지를 남겨뒀던 UI 등 게임 전반의 환경도 PC‧콘솔에 맞춰 재정비했다.

확률형 아이템이 없는 BM 기조도 그대로 유지했다. TL이 출시 전 내놓은 유료 상품인 ‘솔리시움 개척자 패키지’는 정식 출시 후 구입 가능한 단품 상품들과 ‘야성변신·의상·아미토이·소셜 모션’ 등으로 구성됐다. 모두 캐릭터 성장이나 능력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아이템이다.

엔씨에 따르면 해당 패키지는 향후 TL의 주력 상품 라인업에 대한 이용자 평가를 받기 위해 준비됐다. 엔씨는 캐릭터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과금 모델은 향후에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가 이용자 신뢰 회복을 우선시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TL을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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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은 앞선 지스타에서 안 PD가 직접 최종 버전을 시연해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당시 ▲1인 던전 ‘타이달의 탑’ ▲6인 파티 던전 보스 ‘샤이칼’ ▲길드 레이드 보스 ‘테벤트’ 등의 몬스터전투(PvE) 콘텐츠를 공개하며 이용자 간 전투(PvP) 콘텐츠와 균형을 적절히 맞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엔씨가 이 기간 이용자와 소통을 위해 안종욱 PD 명의로 낸 ‘프로듀서의 편지’만 6개다. TL 성공을 향한 엔씨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프로듀서의 쪽지’를 통해 그간 과금 우려가 제기됐던 ‘특급 의뢰’와 ‘럭키 콜렉터’ 시스템을 제거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이같은 엔씨 노력에 이용자도 화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2일 사전 캐릭터 생성을 시작한 TL은 1차로 사전 오픈한 5개 서버가 약 1시간 만에 마감됐다. 추가 오픈한 서버도 전부 마감됐다. 사전 생성된 캐릭터만 15만개에 달한다.

안 PD는 “오랫동안 준비한 TL을 이제 세상에 내보일 수 있단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며 “저희의 노력과 정성이 ‘순수한 게임의 재미’가 돼 플레이어 분들께도 닿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엔씨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23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0%, 89% 감소한 수치다. TL이 성공하면 엔씨의 글로벌 확장 행보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부침은 예상 외로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업계의 눈이 일제히 TL에 쏠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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