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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가 바꾸는 미디어 산업…"챗GPT는 시작일 뿐"

김지현 SK 부사장이 1일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2023년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생성형 AI로 인한 미디어 산업의 기회와 혼란'이라는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김지현 SK 부사장이 1일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2023년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생성형 AI로 인한 미디어 산업의 기회와 혼란'이라는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챗GPT는 론칭 2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명을 달성했습니다. 지금 사용자 수는 15억명 규모예요. 어마어마하죠. 여기 앉아 계신 분들도 다 챗GPT 써보셨을거에요. 그러면 전 세계의 사람들은 왜 그렇게 챗GPT를 많이 쓸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일 김지현 SK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미디어관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2023년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생성형 AI로 인한 미디어 산업의 기회와 혼란'이라는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를 맡은 김 부사장은 미디어 등 전 산업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챗GPT 열풍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먼저 첫 번째 이유는 '범용성'이다. 김 부사장은 기존의 인공지능(AI)이 특정 분야에 특화된 형태로 고도화 과정을 거친 것과 달리 챗GPT의 경우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LLM)을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통·번역 ▲요약 및 분석 ▲이미지 생성 ▲검색 등 디지털전환(DX) 시대의 전 산업에 필요한 요소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파고에 적용된 AI는 바둑에 특화된 모델이었고 테슬라에 적용된 AI의 경우 자율주행 전문 기술인 것처럼 기존 AI는 특정 분야 하나에 집중됐었다"며 "챗GPT처럼 이것 저것 다 잘하는 LLM 기반의 AI는 범용 AI라고 부를 만큼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몇 년전까지 유행하다 움츠러 들었던 메타버스나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와는 달리 대중적인 서비스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김 부사장은 '유저 인터페이스(UI)의 변화'를 챗GPT 열풍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MP3 플레이어가 멜론,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등 음악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대체되는가 하면 PMP 플레이어가 수행하던 영상 재생 기능이 유튜브, 넷플릭스 등으로 옮겨간 '하드웨어의 소프트웨어 대체 사례'처럼 향후 AI가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 김 부사장의 주장이다.

일례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생성형 AI '코파일럿'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MS오피스365 제품군에 탑재돼 일상 언어로 원하는 내용을 전달하면 ▲문서 초안 작성 ▲내용 요약 ▲PPT 제작 등 다양한 기능을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어도비의 '포토샵'에 적용된 '파이어플라이'는 원하는 이미지를 자연어로 작성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해주거나 교체, 수정해준다.

김 부사장은 이처럼 소프트웨어가 수행하던 기본적인 기능이 생성형 AI를 통해 대체되면서 전통적인 생산·유통·소비의 과정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그는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수 많은 앱처럼 챗GPT를 활용한 GPTs 생태계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GTPs는 챗GPT를 특정 목적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한 챗봇을 통칭하는 용어로, 챗GPT 4.0 버전 업데이트 이후 한 달여만에 3000개의 GPTs가 출시된 상태다.

김 부사장은 "2008년에 스티브 잡스가 앱스토어를 발표했을 때의 앱이 50개도 안 됐는데 2010년도 들어 20만개 규모로 성장했다"며 "GPTs 기능이 출시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현 시점에 제가 세어본 결과 3000개까지 나온 상황이다. 향후 GPTs가 새로운 디바이스에 탑재되고 스마트폰 앱처럼 시장을 형성하면 세상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챗GPT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콘텐츠와 미디어 산업은 어떻게 바뀔까. 김 부사장은 내년부터 '공간 컴퓨팅' 기술인 '엠비언트의 상용화'에 주목했다. 엠비언트는 이용자가 경량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빅데이터 기반 차세대 AI를 통해 실제 공간에서 다양한 기기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예를 들어 관련 기기를 착용하고 창문을 바라보면 날씨, 습도 등 기본 정보가 떠오르며 에어컨 온도를 공간 속 터치만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영화 '아이언맨'의 AI 비서 '자비스'를 통해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바라보는 화면이 실제로 구현되는 셈이다.

실제로 애플이 내년 엠비언트 대응형 기기 '비전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며 ▲갤럭시글라스(삼성) ▲플레이스테이션 VR ▲LG전자·메타 협업 기기 등 다양한 기업들이 엠비언트 환경 구현에 동참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앞서 설명했던 것들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AI가 필요한 데 그 기술의 일부가 챗GPT"라며 "복잡한 기술적 환경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려면 LLM 기술, 크리에이터, 생성형 AI, 크리에이터의 저작권을 보장해 줄 NFT 같은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2023년 추계 정기학술대회는 '인공지능과 콘텐츠 생성: 미디어 기업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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