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에 정철동 LG이노택 사장이 선임됐다. 정 사장은 LG이노텍 재직 당시 전장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최고 실적을 이끈 인물인 만큼, 그의 퍼포먼스에 대한 업계 기대감도 높다. 당장은 최우선 과제 적자탈출을 위해 LCD 출구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내용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오던 정호영 사장은 오는 2026년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재계에서는 정호영 사장이 내년까지는 LG디스플레이 대표에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한 LG그룹 경영진은 더 강력한 변화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사장과 함께 김희연 최고전략책임자(CSO·전무)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2분기 48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된 이후, ▲3분기 -7593억원, ▲4분기 -875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흐름이 이어져 1분기 ▲-1조 984억원 ▲2분기 -8815억원 ▲3분기 -6621억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 6분기 동안의 누적 적자만 4조7200억원 수준으로, 분기 매출액을 웃도는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만큼, 적자 탈출은 LG디스플레이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됐다.
그간 회사를 이끌었던 정호영 사장은 LCD 공장 가동 중단하고 OLED 투자 확대에 나서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지만, 성공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주요 LCD 공장 매각 등이 결렬되면서 체질 개선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큼, 새로 선임된 정철동 사장의 기량 발휘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LG이노텍에서 정철동 사장이 보여준 퍼포먼스가 꽤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2019년 3월 대표 자리에 오른 정 사장은 회사 실적과 주가도 대폭 올리며 LG그룹 내에서 LG이노텍의 입지를 강화했다는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취임 이후 실적을 보면, 매출은 2019년 7조9754억원에서 ▲2020년 9조5418억원 ▲ 2021년 14조9456억원 ▲2022년 19조58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성장세를 기록, 2019년 4764억원에서 2020년 6810억원으로 늘더니 ▲2021년 1조2642억원 ▲2022년 1조271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34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017억원)보다는 다소 주춤하지만, 업황 악화 등으로 상당수 계열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상대적으론 선방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단기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LCD 출구 전략 가속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 보고 있다. 최근 중국 TV 업체인 스카이워스와 광저우 LCD 공장 인수 협상이 무산된 만큼 다른 대안을 찾는 데 팔을 걷을 것이란 예상이다. 향후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이 성사된다면 LG디스플레이는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LCD 사업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축소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 2~3곳이 광저우 LCD 공장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추정돼 향후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의 순항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내년 1월부터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의 조기 생산이 예정된 만큼, OLED 매출 비중 확대와 LCD 출구전략 가속화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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