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용하는 행정시스템이 17일 오전부터 마비됐다. 행정안전부의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도 멈췄다. 등본‧인감증명 발급 등 행정 서비스의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정부시스템 유관 업체들이 원인 파악 및 해결을 위해 대전에 집결 중이다.
행정안전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네트워크 오류로 업무시스템 등 접속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전국 지자체에 알렸다. 대전시에 소재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2017년 정부통합전산센터가 기관명을 변경한 곳이다. 공공기관을 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자 전국 단위로 피해가 확산됐다.
시스템이 마비되자 관련 사업을 수행한 IT 기업들에게 화살이 향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제품을 납품한 기업들 상당수는 대전으로 호출된 상태다.
‘네트워크 오류’가 원인이라고는 하나, 구체적으로 어떤 오류인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침해사고로 인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L4(Layer 4)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네트워크 영역을 뭉뚱그려 ‘네트워크’라고 분류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L1부터 L7까지로 구분한다. 지목된 L4는 부하분산(로드밸런싱, Load Balancing)을 처리한다.
가령 공무원이 PC에서 등본 발급 등을 요청하면 이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L4 스위치가 각 서버에 분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L4 스위치가 모종의 이유로 작동하지 않자 시스템 전반이 마비될 수 있는데, 현 사태의 원인이 이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복수의 IT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그중에서도 L4 문제인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아직까지도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L4 스위치 문제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비를 교체했지만 연계돼 있던 주민정보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았다”며 “관계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들은 모두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서초구 소재 주민센터를 방문한 시민은 현장에서 정상 업무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한 시민은 “온라인으로 민원 처리가 안 되는 것 같아 주민센터로 왔는데 여기도 언제 시스템이 복구될지 모른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시스템이 언제 복구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보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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