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독과점 문제를 비판하며 제재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진영의 규제 완화 정책과 대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북카페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카카오의 택시 횡포는 독과점 행위 중 아주 부도덕한 행태이기에,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 택시기사는 카카오가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이를 독과점 행위로 보고,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는 행태”라며 “법을 공부한 입장에서 (제재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반드시 조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특정 업체를 직접적으로 지목해 독과점 횡포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준석 전 대표는 ▲규제완화 정책 위배 ▲IT와 플랫폼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cpbc평화방송 '김혜영의 뉴스공감'과 인터뷰를 통해 “보수가 맨날 하는 게 규제 풀겠다는 거 아니냐”라며 “언제는 규제를 풀겠다고 하고 지금은 독점하니까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재하겠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IT나 플랫폼 사업은 성과가 독점으로 나타난다. 이 논리대로라면 쿠팡도 때려잡아야 한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도 애플 아니면 (삼성전자) 갤럭인데, 갤럭시도 때려잡아야 한다”며 “보수 진영 대통령을 이거를 꺼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기업 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제약을 가할지 기대가 된다”고 우려했다.
전세계 IT와 플랫폼 시장에선 통상적으로 경쟁의 결과가 독점으로 나타난다. 다만, 현재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더라도, 소비자 선택에 따라 경쟁적으로 독점 사업자가 바뀌기도 한다. 이커머스 플랫폼 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구글처럼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자율규제를 기치로 삼았다. 그런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목한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재하겠다고 나선다면, 다른 IT와 플랫폼 산업 내 독점 사업자들의 기업 활동에도 제약을 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그는 “윤 대통령은 (전당대회에서) 5등하는 김기현 후보를 밀어올리기 위해서 1, 2, 3, 4등 제친 거 아니냐”며 “그런 분이 카카오택시가 일종의 독과점을 하기 때문에 아주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는 부도덕하다는 건데 정당을 굉장히 부도덕하게 장악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수수료 등 택시 수수료 체계 전면 개편을 위해 택시 기사 의견을 수렴하는 긴급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주요 택시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며, 전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에 나선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외부의 여러 의견을 경청하며, 내부적으로도 사업 모델 혁신을 위한 고민을 거듭해왔다”며 “그동안 해온 사업에 대해 업계 및 국민들의 목소리와 질책을 전달한 것이라고 생각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빠르게 택시 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해 수수료 개편을 포함한 택시 서비스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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