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권하영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27일 진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선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놓고 각각 국내 1위 스마트폰 제조사·통신사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질타가 쏟아졌다.
이 자리에는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과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통신사와 제조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병욱 의원(국민의힘)은 “올해 상반기 월평균 가계통신비가 2019년 상반기 대비 7.1% 증가했으나 통신사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여기에 단말기 제조사까지 통신요금 부담에 가세했다”며 “경제적 약자도 체감할 수 있는 통신료 인하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마트폰 가격 상승과 국내 중저가폰 출시 부족 문제는 시종일관 의원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인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1.8%일 때 단말기 가격이 올라가는 게 8~10% 수준이 되면서 폰플레이션(폰+인플레이션)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삼성전자에 현실적 대안을 마련을 주문했다.
박완주 의원(무소속)도 “삼성은 국내에서 통신사 전용 9종을 제외하면 중저가폰을 공식 온라인몰에선 단 2종만 판매하고 있다”며 “반면 유럽은 21종, 인도는 37종을 판매하고 있어 국내 고객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현재 국내에서 11개의 중저가폰을 운영 중이고 앞으로 확대하려 한다”면서 “통신사와 협의해 중저가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중고 리퍼폰(리뉴드) 국내 출시 등 추가대책을 마련해 가계통신비 절감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역시 5G 단말에서도 LTE 요금제를 쓸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자급제가 아닌 통신사향 5G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 반드시 5G 요금제로만 가입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은 “5G 단말에 LTE 요금제 허용은 자율시행으로 긍정적 검토하고 있다”며 “또, 5G 요금제 시작 구간을 현재의 4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현재 정부와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일몰된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제도를 연장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과 관련해 “그간 도매제공 의무에 대해 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제공해 왔고, 지금도 국회가 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과 함께 이날 국감에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1일 국정감사보다는 덜했지만, 야당은 기준 없는 졸속 삭감으로 학생 연구자 인건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계속해서 우려를 제기했고 여당은 R&D 예산 효율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를 비호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구 현장의 실제 학생 연구자들을 일부 국감장에 불러 이들의 입장을 대신 전하기도 했다.
반면 홍석준 의원(국민의힘)은 “지금 우리나라 R&D 규모가 세계 5위권으로 규모는 엄청 성장했지만 생산성과 효율성 면에서 항상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R&D 효율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정쟁으로 가서는 누구도 도움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조성경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R&D 시스템 개혁을 “낡은 연탄보일러를 LNG나 전기보일러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R&D 혁신 과정에서 과학기술계 분들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데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말에 R&D 시스템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혁신안의 기준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투자 방향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화두인 우주항공청 설립과 관련해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주요 쟁점이었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우주항공청 직속기관화를 사실상 약속하며 기대감을 높아졌다.
한편 이날 종합감사는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선관위 보안점검과 관련해 여당과 국가정보원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한때 파행되기도 했다.
박 의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선관위 점검 결과를 국정원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한 사유와 관련해 “국정원이 여당에만 별도로 보고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자,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위원장은 “정보위원회를 통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질의하고 국정원 답변을 받은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후 박 의원이 재차 해당 의혹을 제기하자, 장 위원장은 “의혹은 피감기관(정보위원회)에 따지는 것이지 왜 면책 특권이 있는 위원을 물고 늘어지냐”며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오후 7시13분께 여야 의원들이 국감장에 복귀하면서 재개됐다. 여야 간사는 “원만한 회의진행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며 서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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