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유인촌 장관이 오는 11월 열리는 ‘지스타 2023’ 참가를 확정하자 게임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번 지스타 참석을 계기로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정치권 움직임이 보다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23일 판교에 위치한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청년 개발자 및 게임사 개발 총괄, 노동조합원 등 관계자들이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 지스타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2009년 지스타 당시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점퍼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유 장관은 과거 문체부 장관 역임 때 2008년부터 2년 연속 지스타에 참가한 바 있다.
문체부 장관의 지스타 참석은 상징성을 지닌다. 지스타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다. 게임업계가 오랜 기간 벼려온 신작을 공개하며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다. 게임 주무부처 지휘관의 방문은, 단편적이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문체부 태도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하지만 지스타는 오랜 기간 문체부 장관의 외면을 받아왔다. 2010년대 들어서는 2013년 유진룡, 2015년 김종덕, 2019년 박양우 등 3명의 장관만 지스타를 찾았다. 유 장관의 전임자였던 박보균 전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지난해 지스타도 불참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문체부의 게임 홀대가 도를 넘었다”는 불평이 나오기도 했다. 5년 만에 들려온 문체부 장관의 지스타 참석 소식에 업계가 반가움을 감추지 못한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장관의 지스타 참석 의의는 매우 크다. 문체부 내 게임의 중요도를 보여주는 일종의 액션이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게임 규제를 완화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장관의 지스타 참석이 업계에 미칠 영향은 분명 적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다른 관계자도 “한동안 문화체육부 장관의 지스타 불참으로 인해 게임산업이 다소 소외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건 사실”이라면서 “이번 유인촌 장관의 참가 확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게임이 주목을 받은 부분에 대해 업계 관계자로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유 장관의 지스타 참석 시기와 동선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전 사례를 보면 기본적으로 B2C(소비자)관 중심의 참관이 유력하다. 모범 사례는 2019년 박양우 전 장관이다. 그는 당시 지스타 전날 개최되는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이례적으로 참석, 게임산업 진흥을 약속하는 축사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같은 날 저녁 게임사 대표를 비롯한 유관 기관 등과 비공개 회동을 진행한 그는, 다음날엔 지스타 현장을 찾아 B2C관 부스를 돌며 업계 현황을 살폈다. 박 장관은 당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보고 “대단하다, 실감 나게 잘 만들었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업계는 적어도 유 장관이 부스를 세심히 들여다보면서 과거와는 달라진 게임산업 동태를 파악하길 바라는 눈치다. 그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는 하나, 과거 장관직을 맡았던 14년 전과 비교해 현재 게임산업은 규모도 형태도 크게 변했다. 적합한 진흥책이 나오기 위해선 지스타 등 현장을 통해 업계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홍 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은 “유 장관이 이번 지스타에서 업계 종사자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 앞선 청년 개발자 간담회를 통해 게임 심의 문제를 파악한 것처럼, 지스타를 통해 달라진 게임산업 변화를 직접 확인하고 분위기를 제대로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무부처 장관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업계에는 힘이 될 것이다. 업계가 갈고 닦은 작품에 따뜻한 시선을 주는 것만으로도 파생 효과가 클 것”이라고 짚었다.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김정태 교수는 “지스타를 둘러보고 느낀 바나 검토 방향성 등을 장관이 언급하면 관련 의원들이나 기관들에겐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면서 “당장 내년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안이 시행되고, 질병코드 등록 등도 근접했다. 업계도 유 장관의 지스타 참석을 이런 사안들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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