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서정윤 기자] 대규모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연이어 오류가 발생한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소프트웨어 관련한 쟁점들은 깊이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국감이 정치적인 쟁점에 집중되며 올해 발생한 소프트웨어 오류들은 그저 책임소재 가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올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기정통부 국정감사는 R&D 예산삭감 등을 핵심 쟁점으로 다뤘다. 과방위 국감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언급하며 "대규모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는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이게 전부였다. 윤 의원 외에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질의를 한 의원이 없었고, 관련 내용도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행정안전위원회 사정도 비슷하다. 행안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는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잼버리 부실운영, 이태원 참사 등 인명이 달린 쟁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각 사안에 대한 여야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사안은 자연스레 뒤로 밀리고 말았다.
올해 국감에서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관련한 내용은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다뤄진다. 교육위와 복지위 모두 소프트웨어 관련 주무부처가 아니다 보니 업계에서는 단순히 책임소재 가리기에 불과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발생하는 오류들은 대부분 구조적인 문제인데, 심층적인 내용이 다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진행된 교육위 국감에서는 4세대 나이스의 접근성과 오류에 대한 내용들만 지적됐다. 오는 20일 현신균 LG CNS 대표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사업 중단에 대해 소명하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하지만, 업계는 복지위 국감에서도 사업에 대한 구조적인 접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는 대규모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들에서 발생하는 오류들은 사업 구조상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질의가 단순 문책성으로는 끝나서는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짚고,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 정책 그 자체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비슷한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소프트웨어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은 대부분 예산이 부족하고 사업 기간은 짧으면서도 과업 변경은 자주 일어난다"며 "이런 제도 자체를 고쳐야 다른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국감에서 관련 논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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