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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삼성…폴더블 '커버 윈도' 경쟁 점화 [소부장디과장]

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저하 우려…코닝, 벤더블 글라스 공세 본격화

코닝 벤더블 글라스 시제품
코닝 벤더블 글라스 시제품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등 주요 정보기술(IT) 업체가 공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대중화에 속도가 붙었다. 이에 관련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핵심 소재로 꼽히는 ‘커버 윈도’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원재료 주도권이 폴리이미드(PI) 필름에서 유리로 넘어온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간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코닝은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Z플립5’ 등에 커버 윈도를 투입했다.

커버 윈도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에는 투명 PI가 쓰였다면 2번째 라인업부터는 얇은 유리가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독일 쇼트(유리), 도우인시스(가공) 등과 협력해 초박막강화유리(UTG)를 생산했다. 이를 다시 자체 패널에 부착해 삼성전자 등 고객에 납품하는 구조다.

폴더블폰 원가에서 디스플레이 비중은 약 40%로 부품 중 가장 높다. 이 40% 가운데 다시 UTG가 차지하는 몫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과 UTG 및 가공비를 통해 높은 수익성을 실현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로서는 단가 인하를 위해 커버 윈도 내재화를 나섰고 파트너로 코닝이 낙점됐다. 지난 2021년부터 양사 협력이 본격화했으나 기술 장벽으로 진입이 쉽지 않다가 전작에서 일부, 신작에서 의미 있는 수준으로 공급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UTG 전시품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UTG 전시품 [사진=삼성디스플레이]

UTG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코닝은 ‘구부리는(벤더블) 글라스’라는 제품으로 맞불을 놓았다. 이달 초 코닝은 국내 아산사업장에 벤더블 글라스 라인을 구축하는 조단위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에서 유리 생산부터 가공까지 전(全) 공정을 수행하는 ‘통합 생산기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쇼트와 삼성전자·코닝 연합군의 대결 구도가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15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할 정도로 프리미엄 모델 내 갤럭시Z 시리즈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만큼 필요한 커버 윈도도 많아진다.

이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수혜가 대폭 커질 전망이다. 다만 벤더블 글라스 확산으로 ‘더 벌 것을 덜 벌게’ 될 수 있다. 코닝이 만든 벤더블 글라스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받아 결합한다. UTG 가격을 뺀 폴더블 패널과 가공비만 이익으로 남기는 셈이다. UTG를 활용하는 게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폴더블폰 대중화를 가속하고자 제품 가격 인하를 추진 중이다. 커버 윈도 이원화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커버 윈도를 자체 제작하는 것을 넘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용 커버 윈도 시장은 2023년 4억1000만달러(약 5500억원)에서 2027년 8억4000만달러(약 1조13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외에도 정보기술(IT) 기기, 자동차 등에서도 도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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