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도요타와의 사업 협의는 잘 되고 있다. (중국 CATL 신제품 양산 후 경쟁 관련해) 잘하고 있는 것 같고,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18일 서울 양재동 배터리 협회 본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현재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중국 외 시장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내외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들과 잇따른 사업협약을 맺으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협력 대상은 주로 한국과 미국, 유럽 브랜드였다.
여기에 올해 초 뒤늦게 전기차 시장 투자를 본격화한 일본 도요타와도 미국 내 배터리 공급을 추진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월 주총 당시도 권 부회장은 “도요타와 협력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 논의를 이어온 만큼, 양사의 협력은 큰 이변이 없다면 확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양사가 설립한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20GWh 수준이다. 약 3조원 정도가 투입될 전망이다.
더불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중국 외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을 턱밑까지 추격한 CATL은 지난 17일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션싱(神行)’이란 이름의 새로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특징은 불과 10분 충전으로 최대 400km 주행이 가능한 급속충전 기술이다. 현재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되는 고사양 배터리도 평균 20분 이상의 충전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크게 앞당긴 수준이다.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 업계는 시판 중인 전기차들이 평균 500km 전후의 내연기관차 수준의 주행거리가 확보되면서 에너지 밀도를 무리하게 늘리는 것보다 급속충전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도 전기차 이용의 불편 요소로 긴 충전시간을 꼽는 만큼, CATL이 먼저 유의미한 수준의 이정표를 달성한 점은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경쟁의 부담이 더해지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권 부회장은 “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LG에너지솔루션도 2025년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이 예상되는 만큼 CATL에 대응하는 차원의 기술 개발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권 부회장은 이 밖에 최근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의 FEOC(해외우려집단) 상세한 공개를 앞두고 규제 가능성이 높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협력(중국 현지 배터리 리사이클링) 관계를 맺은 데 대해서는 “아직 (FEOC 관련) 구체적인 대안이 안 나왔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잘 진행하려 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권 부회장의 협회 본원 방문은 올해 2월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협회 직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비공개 행사를 진행한 뒤 만찬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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