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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상반기 연구비 초격차 유지…수익성 K-배터리 1위 [소부장박대리]

신기술 선점 의욕 높고 재무건전성 안정적...낮은 시장 점유율과 성장성은 숙제

삼성SDI 울산사업장 입구
삼성SDI 울산사업장 입구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한 삼성SDI는 2023년 상반기를 통틀어 연구개발 투자 중심의 성장 전략을 고수했다. 더불어 매출 대비 높은 개발비 비중에도 경쟁사들 대비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며 실리를 챙겼다.

이달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이 공시한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에 총 582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4707억원, SK온은 1661억원을 지출했다. 반기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으로 계산하면 삼성SDI 5.2%, LG에너지솔루션 2.7%, SK온 2.37% 순이다. 삼성SDI가 전체 규모, 비중 측면에서 가장 앞선다.

지난 1분기에도 비슷한 양상이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각각 매출 대비 4%, 4.08%의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그 비중이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도 5.9%에서 5.2%로 감소했지만 격차가 크지 않다.

삼성SDI가 전자재료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지만 반기 매출 기준 배터리 사업의 규모는 이미 전자재료 사업을 9배가량 웃돈다. 사실상 회사의 실적과 성장성을 좌우하고 있는 만큼 연구개발비 대부분은 배터리 사업에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도 전고체배터리의 연내 샘플 생산을 공언했을 만큼, 기술 초격차 확보 및 차세대 배터리 주도권 선점에 지속해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매출에서 연구비용이 높아지면 수익은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 다만 삼성SDI는 초기부터 고부가가치 중심의 상품 판매전략을 펼쳐 수익성이 경쟁사들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이에 여전히 3사 중 연구개발비 투자 규모와 비중이 가장 큼에도 수익성 또한 안정권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삼성SDI의 누적 영업이익률은 7.3%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6.24%를 기록했으며 시장 후발주자인 SK온은 아직 영업손실을 줄이는 단계에 있다.

삼성SDI는 재무건전성 측면에선 경쟁사들과 비슷하거나 조금 앞선 모습을 보였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 1조9621억원, 유동비율 90.9%, 부채비율 78.3%, 영업현금흐름 1조4472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 대비 1년 내 갚아야 할 채무의 비중을 의미하며 부채비율은 기업의 전체 보유 자본 대비 빚의 비중을 의미한다. 모두 100% 미만일수록 안정적이다. 영업현금흐름은 특정 기간 사업을 통해 회사에 실제 유입된 현금 수익을 의미하므로 높을수록 재무상 건전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 대비로는 다소 뒤처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에 현금성자산 보유고 4조8602억원, 유동비율 60%, 부채비율 83.2%를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은 1조2964억원이다. SK온은 현금성자산 3조2176억원, 유동비율 92.7%를 기록했지만 부채비율은 183.4%에 달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외부 투자자 확보를 통해 다량의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부채 비율을 큰 위협 요소로 보긴 어렵단 평가다.

삼성SDI는 지난달 27일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5조8406억원)과 영업이익(45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전세계 배터리 시장의 급성장과 높아지는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며 사업 전반에서 순항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하반기에도 헝가리 신규라인 가동으로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군(P5) 매출 비중이 50%를 상회, 매출 증가를 예고하기도 했다.

반면 전세계 시장에서 삼성SDI의 점유율 및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가 다소 더디다는 점은 숙제로 꼽힌다. 안정적인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보다 공격적인 투자와 신규고객 유치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는 점유율 4.1%, 배터리 사용량은 12.6GWh를 기록했다.

이는 후발주자인 SK온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객 수에도 5.2%의 점유율, 배터리 사용량 15.9GWh를 기록하며 삼성SDI를 앞선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점유율은 14.5%를 유지했지만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등 대규모 투자와 수주에 따른 가시적인 생산량 확대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수주잔고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경쟁사들 대비 절반 미만 규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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