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첨단 기술에 대한 자본 투자를 통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인공지능(AI)이 양국 신경전의 격전지로 떠오르게 됐다.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 등이 중국의 첨단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전면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규제 대상은 ▲반도체 ▲양자 컴퓨팅 ▲AI 등 3개 분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서한을 통해 "군사 및 정보 등 핵심 기술과 관련해 국가 위기 상황을 선언한다"라며 "미국 자본의 투자가 그 위험을 키우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군사 등에 쓰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강화할 때 미국의 자본이나 전문 지식이 활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3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기업들은 중국 첨단 기술에 투자하기 전 의무적으로 관련 투자 계획을 미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미 정부는 업계 의견을 수렴한 뒤, 세부 시행 내용을 별도로 고지할 예정이다.
중국은 2030년 AI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시장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AI 투자는 147억5000만달러(약 19조원)로, 전 세계 투자의 10%를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을 상대로 이전부터 압박을 가해왔다. AI 개발에 필요한 미 반도체 수출을 제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발 중국 투자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이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미국 기반 VC 총 투자액은 2021년 329억달러에서 지난해 97억달러로 줄었다.
한편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 기업들, 그리고 투자자들의 이익을 저해할 것"이라며 "중국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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