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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해진 네이버·카카오 AI 로드맵…검색과 카톡이 달라진다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 네이버·카카오]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챗GPT가 촉발한 생성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AI 대전에 합류한 가운데 드디어 하반기 양사 AI 로드맵이 가시화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주력 서비스와 연계하되, 무조건적인 비용 투자 대신 효율성을 강조했다.

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과 4일 연이어 진행된 올해 2분기 네이버·카카오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단연 화두는 ‘AI’였다. 검색과 커머스, 커뮤니티 등 다양한 범위를 다루는 이들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네이버는 오는 24일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에서 AI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와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를 공개한다. 다음달에는 AI 서비스 ‘큐:’ PC 베타 버전을 선보이는 등 AI 활용 서비스를 차례로 출시한다. 핵심은 하이퍼클로바X라는 차세대 모델을 핵심 서비스들과 융합하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LLM은 그 자체로 놀라운 기술이지만, 만능은 아니다”라며 “LLM이 네이버의 풍부한 데이터 및 기능과 자연스럽게 융합돼 적재적소에 사용됐을 때 사용자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AI 기반 검색 서비스인 큐:를 중심으로 ▲쇼핑 ▲지역 ▲광고 등 여러 특화 고객(버티컬)에 융합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탐색에서부터 검색, 구매, 결제까지 소비자 모든 여정을 책임지는 통합 플랫폼이라는 특징을 십분 활용한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AI 인력을 확보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AI 개발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AI를 전담하는 클로바 조직 인력에 연간 1500억원, 장비·인프라 구축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왔다. 올 하반기에는 투자 규모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지난 몇 년간 많이 구매해 내년도 GPU만을 위한 자본적지출(CAPEX)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은 현재 개발하는 모델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해만큼 투자는 불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투자 비용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운 서비스 수익 모델에 집중한다. 하이퍼클로바X 활용을 원하는 기업 고객에게는 구독 형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구독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며 “기업들과 협업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는 10월 이후 AI LLM ‘코GPT 2.0’을 발표하고, 이를 카카오톡 비즈니스에 먼저 접목한다. 지금까지 사업자들이 카카오톡에서 취하는 소통 형식은 일대다로 이뤄지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하지만 AI를 이용하면 수많은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일대일 형식 양방향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과 AI를 접목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데, 먼저 일반 사용자나 비즈니스 파트너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며 “배달·여행·숙박 업종 등에서 지원이나 상담 예약 등이 필요하면 AI를 이용해 이용자들에게 더 좋은 선택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비용 합리적인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 파라미터(매개변수·외부에서 투입되는 데이터) 기준 60억·130억·250억·650억개까지 다양한 크기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톡에 탑재할 맞춤형 AI 또한 60억 내외 파라미터로 구성될 예정이다. AI 서비스를 경량화하는 대신 카카오톡 사용자와 사업자들이 무료로 AI를 쓸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홍은택 대표는 “무료 AI 서비스는 호출비용(이용자들이 실제 서비스를 활용할 때 드는 인프라 비용)이 1원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면서 “카카오는 프로필 배경 이벤트 당시 칼로를 통해 비용 절감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AI 투자 규모가 정점에 달하지만, 내년부터는 많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는 “하반기에도 AI 관련 인력 증가와 현재 집중 개발 중인 차세대 인프라 구축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대비 하반기 카카오브레인 손실 규모는 커질 것”이라 말했다.

또 “올해는 전년 대비 50% 가까운 인프라 비용 증가가 있다”며 “올해 하반기 AI 투자가 많이 이뤄지면서 인프라 비용이 정점에 달하고 내년에는 인프라 비용이 안정화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AI 학습·추론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면서 집행되는 투자 비용을 내재화해 투자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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