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분리막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SK온에 납품하는 기존 물량과 잠재 고객사들의 추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격적인 증설에도 당분간 공급을 뛰어 넘는 분리막 수요가 쏟아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분리막 사업 영업이익 18억원으로 흑자전환한 SKIET는 2분기에도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했다. 주요 고객사(SK온) 수요 증가에 따라 분리막 판매량이 늘고 생산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와 가스 요금, 통칭 ‘유틸리티(Utility)’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분리막은 2차전지(배터리)에서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차단하는 안전상의 중요 부품이다. 배터리 원가의 약 15% 정도를 차지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에 덩달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KIET의 흑자 확대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사 SK온의 사업 호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SK온은 올해 2분기 판매량과 생산성이 1분기 대비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반기도 지속적인 수율 개선 과 북미 중심의 판매량 증가를 예고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조6961억원이다. SKIET 입장에선 SK온의 판매량과 수율이 개선될수록 분리막 매출도 커질 수밖에 없다. 회사의 2분기 분리막 사업 매출 88%는 전기차용 배터리에서 창출됐다.
SKIET의 중장기 과제는 신규 고객사 확보와 북미 진출이다. 새로운 고객사 확보는 SK온의 높은 의존도를 낮추는 측면에서 필수적이다. 회사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다만 신규 수주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함구하는 기조다. 관련해 회사는 지난 6월 2030년까지 북미와 해외지역을 대상으로 분리막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대상과 대금은 계약상 비공개지만 SK온 외 새 고객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선 SKIET의 신규 고객사 확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늘어난 분리막 수요 대비 북미에는 현지 분리막 제조 공장이 없고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영향으로 분리막 사업 주요 경쟁국가인 중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현실적으로 북미 진출이 가능한 주요 분리막 제조사로는 한국의 SKEIT, WCP, 일본의 도레이 정도가 꼽힌다.
SKIET는 현재 유럽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CAPA)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1공장의 CAPA 3억4000㎡에서 연내 상업 가동이 예정된 2공장, 내년 가동 계획인 3~4공장을 더해 15억4000㎡까지 CAPA를 늘릴 계획이다. 2025년 이후는 북미와 유럽을 포함해 총 40억㎡ 이상의 CAPA 확보를 고려하고 있다.
회사의 계획은 현재까지 체결된 장기공급 계약 물량은 2024년까지 폴란드 1~2공장으로 대응하고 3~4공장 생산 물량은 신규 고객에 공급하는 것이다. 국내 증평 공장에서 생산한 원단 분리막도 고객사 확보 작업을 펼치고 있다. 원단 외 회사의 주력 상품인 전기차용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은 향후 외부 고객사 납품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SKIET는 SK온과의 계약에 공급 최소, 최대 물량을 설정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한편 신규 고객사 납품을 위한 여유 생산 물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SKIET의 분리막 생산과 공급은 촘촘하게 이뤄지고 있다. 생산하는 족족 팔린다는 의미다. 최근 LFP 배터리가 주목받으면서 LFP 분리막 수요도 생겨나지만 SKIET는 “기존 MCN(삼원계) 배터리용 분리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란 입장이다. 약 3~4년 후에는 북미 삼원계용 분리막 수요도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 2분기 수익성 개선 요인 중 하나인 유틸리티 비용 감소 효과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SKIET가 2분기에 절감한 전기 요금만 1분기 대비 40~50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3분기에도 2분기 수준의 유틸리티 비용 유지를 예상한다. 또한 하반기 분리막 출하량은 상반기 대비 30~40% 증가를 예견했다.
북미 진출에 대해선 연내 발표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SKIET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내 투자 후보지역들을 압축하고 해당 지역정부와 인센티브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후 장기공급 계약을 통해 공급 물량이 확보되면 최종 진출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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