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편에서 이어집니다>
“시간 걸리더라도 정확한 'UX 정체성' 전략을 찾는 것이 가장 경제적”
“메타버스 금융?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MZ세대나 은퇴한 시니어 고객 등 고객별 UI‧UX 전략도 매우 전략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세대별로 세분화하는 금융권의 UI‧UX 전략은 것은 더 이상 혁신이 아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만을 위한 금융 플랫폼' 디자인이 요구되고 있다.
수많은 금융권 UI‧UX 프로젝트를 수행한 오투유엑스(O2UX)의 안수진 대표(사진)는 “이제 연령대, 외국인 등의 그룹 특징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는 ‘나’라는 고객에게 어떻게 더 적중시켜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융업종별로 요구되는 UI‧UX 특성이 각각 다르기때문에 베스트 프렉티스를 무작정 따라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UI‧UX를 풍부하게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 혁신에 대해 안 대표는 “HTML5 기술등의 발전으로 특별한 UI솔루션이 없이도 다양한 인터랙션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 메타플랫폼스 등 차세대 MR(혼합현실) 헤드셋이 출시되면서 국내서도 ‘메타버스 뱅킹’서비스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안 대표는 당분간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대표는 “금융은 게임이나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신뢰성과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용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거리를 두었다.
그는 “플랫폼간 이동성, 동기화, 라이브, 연결성이 확보되기 전에 단순히 공간을 3D로 만드는 것만으론 금융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안수진 대표와의 일문 일답
Q: MZ세대, 실버 세대 등 연령대별로 UI/UX 디자인이 차별화되고 있고, 외국인을 위한 외국어 버전 등도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대한 금융권의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기존에 ‘사용자 프로필별 개인화’라고 하면 연령대별 페르소나를 만들고 그룹별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2018년 저희가 컨설팅을 진행했었던 신한은행 레인보우 프로젝트의 경우 메인화면만 개편하는데 장장11개월이 소요가 되었는데요, 7개의 사용자 그룹을 정의하고 이에 맞는 컨텐츠와 상품 추천 등이 노출되는 개인화된 메인화면을 구축했습니다. 학생, 직장인, 주부, 시니어 등의 고객 프로파일별 메인화면을 제공했는데, 이 때 시니어용 메인이 큰글씨와 심플한 색상으로 컨텐츠를 최소화 하는 것이었습니다.
고객 프로파일별 다른 메인의 컨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최초라고 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많은 인식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데이터를 이용한 ‘초개인화’가 최대의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초개인화에는 연령대, 외국인등의 그룹특징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를 넘어서서 ‘나’라는 고객에게 어떻게 더 적중시켜 마음을 움직이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해 졌습니다. 간택을 받아야 하니까요.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많은 것들과 하루종일 ‘연결(Connected)’돼있는 고객들과 ‘소통(interface)’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네트워크’, ‘공유’의 개념이 더해져서 새로운 세대들은 금융도 소통하고 공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의 자산이나 나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나와 소득이 비슷한 사람들은 어떤 금융 상품을 가입했는지 스스로 공유 하고 비교 토론하거나, 마치 경쟁을 하는 것처럼 주식 수익률 순위를 매기는 등 금융에도 소셜네트워킹(SNS)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Q: 기존 UI·UX 전략을 구현하는데 있어 기술적 어려움은 없습니까? 예전엔 모바일상에 금융 정보를 나열하는 정도였다면 UI·UX를 적극적으로 구현하기위한 솔루션의 발전이 있는지 궁급합니다.
A: 최근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크게 발전하고 모바일이 거의 PC 수준의 혹은 그 이상의 해상도를 나타낼 수 있게됐습니다. 또 디자인 스타일이나 구현의 트랜드도 많이 변화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스타일에 있어서는 이전까지는 컨텐츠의 강약을 중시하는 플랫 디자인, 머트리얼 디자인(Material Design)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발전된 색상 구현력에 힘입어 ‘에어라 그래디에이션(Aura Gradation)’효과나 딥플랫(Deep Flat), 3D애니메이션, 글래스-모피즘(Glass-morphism) 등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여기에 HTML5 기술등의 발전으로 특별한 UI솔루션이 없이도 다양한 인터랙션이 가능해졌습니다. 예를들어 사용자가 패스워드 입력창에 입력을 틀리게 하면 입력창이 작게 떨린다든지하는 효과를 주는 등 과하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오류를 줄여주고, 주목성을 끌 수 있는 마이크로 인터랙션 등도 점점 더 자유롭게 구현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전 내부 시스템에서 많이 쓰던 UI솔루션 플랫폼을 사용하게되면 더 구현의 폭이 좁하져 자유로운 이터랙션과 트랜디한 디자인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전에 UI솔루션은 운영과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하기위해서 많이 사용됐었는데 최근 ‘피그마’나 ‘재플린’과 같은 디자인 툴이 고도화되어 디자인 시스템을 좀 더 쉽게 만들어 작업자들끼리 공유할 수 있게됐습니다. 따라서 UI솔루션의 효용성은 구축을 하는 디자인너의 측면에서는 의미가 크게 없어졌습니다. 즉 솔루션이나 툴을 사용해 기술의 제약을 극복해야 하는 시대는 지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고 봅니다.
최근 디자인과 퍼블리싱에도 시스템화, 모듈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이전 오브젝트 베이스의 개발 코딩과 같이 리액트(React)를 활용한 퍼블리싱의 모듈화가 진행되는 등 HTML 그 차제로서의 효율화로 발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도 이런 발전에 발 맞추기 위해 여러 시도들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Q: UI·UX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과거에 비해 구축비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회사가 비용대비 효과적으로 UI·UX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A: 사실 UX부분은 중요하다고 모두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 모르니 좀 옆으로 미뤄두고 싶은 ‘뜨거운 감자’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회사명도 O2UX인데요, O2(산소)는 사는데 없어서는 필수불가결한 존재이지만 매일의 일상에는 잊기쉬워 등한시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UX도 이와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산소가 없으면 죽지만, 산소를 비싼 돈 주고 사고 싶어하지는 않는, 현상같은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예전에는 ‘모르니 알아서 해달’라는 식의 눈먼 투자 같은 부분이 있어 비용을 오히려 크게 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UX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서 이와는 반대로 마치 쉬운 그림 그리는 것처럼 경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UX의 가치를 인정받기 여전히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효과적으로 서비스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집을 지을 때 초반 뼈대를 잘 지어야 손실되거나 무너지는 지지 않는 것처럼, 초반 설계와 기획이 잘돼야합니다. 이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이 UX라고 생각하고, 이 중에서도 특히 UX 기획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초기 컨셉을 잘 잡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사용자를 분석하고, 내부 비즈니스 방향성을 인터뷰하고, 현 서비스나 시스템을 분석하여 공통화, 모듈화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자사의 브랜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UX아이덴티티(정체성)를 찾아 주는 것이 UX기획과 GUI 디자인 전략이 하는 일입니다.
다만 이러한 초반 분석과 컨셉 정의에 프로젝트 기간이 허락하는 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초반에 느리고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튼튼한 뼈대를 세워 오히려 갈수록 빠르고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부분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안타까운 점입니다.
Q: 애플, 메타플랫폼스 등이 올해 5월 차세대 MR(혼합현실) 헤드셋을 출시했습니다. XR(확장현실)에 기반한 ‘메타버스’금융서비스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안 및 규제로 메타버스상에서 금융거래는 안되지만 상담 등에 대해선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UI‧UX 전문가로서 메타버스금융 디자인 전략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A: 인터넷의 출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연결성을 바꾸었고, 모바일과 스마트폰의 등장이 이동가능성(Mobility)를 구현하면서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꾼 것처럼 메타버스도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 기대반 의심반의 불안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18년에 금융권 최초로 신한은행이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영업점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개발도 힘들었고 예산도 많이 들었지만 가상현실이라는 것이 실제로 메리트가 크지않아 활성화가 되지 않았었죠. 메타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속성, 동기화와 라이브 문제, 상호 운용성과 표준 확립, 플랫폼간에 이동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AI-메타버스 융합의 기회 – 정승욱. 한정환저 인용)
금융서비스가 메타버스로 활성화되기위해선 실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메타버스가 일상화될 수 있는 시점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융은 게임이나 다른 서비스와 다르게 신뢰성과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급격하지 않습니다.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이 급격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 어디서나’라는 이동성의 장점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에서의 보안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에게 모빌리티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게 되고 난 이후 어디서나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이 인터넷뱅킹의 거래량을 앞지르게 됐죠.
가상 현실이 금융에서 메리트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실생활인지 가상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자유롭게 가상과 실제를 오고갈 수 있게 되어야지만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들어 우리집에 냉장고가 오래되서 바꾸고 싶다고 가정해 보죠. 일명 냉장고 유효기간이 지나면, 실제 냉장고 앞에 서면 여러 제조사의 최신 냉장고 룩(홀로그램)이 나타나서 시범으로 터치하여 써볼 수 있게 해준다든지, 이렇게 시범으로 사용, 즉 가상경험을 하게 해주고 난 뒤, 내 집에서 바로 가상 결제를 하면, 다음날 최신 냉장고가 집으로 배달된다든지 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 지면 가상 현실에서의 결제는 필수가 될 수 있습니다.
너무 먼 이야기, 공상과학 소설 같긴 한데요, 이런 플랫폼간 이동성, 동기화, 라이브, 연결성이 확보되기 전에 단순히 공간을 3D로 만드는 것은 금융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시나리오를 현실화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외 가상 현실은 모의투자나 디지털뱅킹으로 사실상 어느정도 현재도 이뤄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디지털 세상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통로의 역할로써 UX는 벌써 그 역할을 많은 곳에서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투유엑스(O2UX)는 어떤 회사?
오투유엑스(o2ux)는 금융, 공공기관 전문 UI/UX 컨설팅 및 개발 기업이다. 지난 2018년 창사 이후 채 5년이 되지 않았지만, 다수의 금융, 공공기관 내외부 시스템 UI/UX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을 담당했다.
산업은행 심사시스템, NH농협은행 스마트뱅킹, SK증권 마이데이터 서비스 UI/UX 구축을 컨설팅했다. 또한 신한은행 모바일뱅킹 ‘쏠(SOL)' 메인화면 리뉴얼, 신한생명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 플랫폼, 우리은행 제로페이 Biz 모바일 앱과 AI 시장예측시스템 UX, 신한은행 금융소비자 플랫폼 UI/UX, 우리은행 금융소비자 통합관리 시스템 UX, 한국은행 경제통계 ECOS 시스템 UI/UX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오투유엑스는 금융, 공공기관의 내외부 고객들이 웹상에서 보다 편리하고 특별한 서비스를 경험하는데 중점을 두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KT 미세먼지 측정시스템 고도화 당시 내부 사용자들에게, 공공기관 서비스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참신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9년 오픈한 한화생명 차세대 코어시스템 구축 과정에서는, 직원들이 어떤 업무 환경에서도, 여러 모니터상에서 단 하나의 화면내에서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 화면을 제공하는 UI를 기획해 호평을 받았다.
향후 1~2년내에는, 고객사들이 다양한 UI/UX 디자인 포트폴리오를 역경매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오투유엑스는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참신한 UI/UX 디자인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UI/UX 구축 및 리뉴얼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 출간한 <2023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책의 편집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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