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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2023 디지털금융] “확연히 달라진 고객, UI·UX 전략이 금융 플랫폼 성패 좌우”

[심층 인터뷰 - 上] 안수진 오투유엑스(O2UX )대표

오투유엑스(O2UX) 안수진 대표

금융권이 치열하게 ‘플랫폼 금융’ 경쟁에 나서면서 그 어느때보다 UI‧UX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실행하는 찰나의 순간에도 고객과의 접점을 책임지는 UI‧UX 전략은 매우 예민하게 실행된다. 국내 금융권 UI‧UX 전략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안수진 오투유엑스(O2UX) 대표가 생각하는 금융 UI·UX 전략 인터뷰를 상, 하 2회로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

“고객이 금융서비스 선택, 완벽한 디지털 노마드 시대 진입”

“고객 중심 UI‧UX 전략에 초개인화‧플랫폼금융 성공 해법”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이제 공급자(금융회사) 중심이 아닌 고객에게 ‘선택의 권한’이 이양됐고, 금융서비스가 고객에게 맞춰지지 않으면 선택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오투유엑스’(O2UX) 안수진 대표(사진)의 지적이다. UI‧UX전략에서 금융회사의 플랫폼 전략의 성패가 결정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안 대표는 “국내 금융권의 이같은 현상을 더욱 앞당긴 정책이 바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라며 “이에 기반한 ‘초개인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완벽한 디지털노마드(Digital Nomad)세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안 대표는 금융회사가 UI‧UX에 성공하려면 철저하게 자기 것을 버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고객은 이제 누가 무슨 서비스를 해주는지 기억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금융회사가 객관적으로 자신을 오픈해 타사의 상품과 비교해도 당연히 ‘선택받을만 하다’는 것을 증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타 금융회사의 금융정보까지 포괄해서 제공하는 폭넓은 ‘오픈’ 전략이 중요하고 그에 따라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금융업종별로 ‘초개인화’의 접근방식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음은 오투유엑스(O2UX) 안수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Q: 금융 비대면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융회사들은 고객들이 보다 플랫폼을 쉽게 활용하기 위한 UI·UX 개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까.

A: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라는 용어가 도입되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창기까지 만해도 UI·UX는 디바이스의 OS(운영체제)에 국한된 이슈였습니다. 삼성, LG, 모토롤라와 같이 당시 핸드폰 제조사들이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용자들에게 PC에서 사용하던 기능들을 모바일에서도 익숙하게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연구됐습니다.

그런데 앱스토어와 구글 스토어 등 오픈 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더 이상 디바이스 제조사가 아닌 콘텐츠와 서비스를 가진 사업자라면 다이렉트로 고객과의 접점이 생기게 됐고 게다가 이 접점은 서비스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해졌습니다.

이후 컨텐츠 서비스 사업자들은 고객 접점에 대한 파워를 마음껏 누렸고 정말 엄청나게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현했습니다. 특히 우리 일상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돈’과 관련된 ‘금융’서비스가 빠르게 활성화됐습니다.

기존 인터넷뱅킹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은행권에서는 은행 이름이 아닌 비대면 채널만의 브랜드를 내걸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5년께 우리은행 ‘위비뱅크’, KB국민은행 ‘스타뱅크’ 등 금융서비스의 브랜드 플랫폼화가 마침내 시작된거죠.

그런데 이로인해 또 한번의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고객들이 그동안 반강제적으로 선택해야만 했던 ‘독점적 자본주의 (Monopoly Capitalism)’시대가 소멸된 것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공급자(금융회사)가 고객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고, 또 공급자와 고객을 포함한 모든 참여자가 정보와 서비스를 가리지 않고 공유가 가능한 ‘협력적 공유(Collaborative Common)’의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고객(사용자)에게 ‘선택의 권한’이 이양됐고, 고객에게 맞춰지지 않으면 선택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결국 ‘힘(선택의 권한)’의 무게 중심이 고객에게 이동된 거죠.

이러한 현상을 ‘탈은행화 시대’라고 뱅크 3.0이라는 책에서는 예언했지만 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의 현상이 ‘오픈 금융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즉, 금융권의 서비스와 브랜드 플랫폼화에서 더 나아가 공급자 스스로가 자신을 오픈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현상을 더욱 앞당긴 정책이 바로 ‘마이데이터’(MyData)서비스입니다. ‘오픈뱅킹’(Open Banking)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실 타은행의 계좌정도를 연동해주는 정도의 서비스였습니다.

그런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은행이 아닌 비은행권, 핀테크 사업자, 심지어는 전혀 관련이 없는 서비스 업체까지도 오픈 API를 사용해 고객의 자산을 분석해 주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해줄 수 있게됐습니다.

고객은 이제 누가 무슨 서비스를 해주는지 기억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완벽한 디지털노마드(Digital Nomad)세대인 것이죠. 이처럼 장황하게 서론이 길어진 것은, 죄송스럽게도 ‘이제는 더 이상 은행 혹은 금융사가 원하는 서비스와 UI·UX의 방향이 중요하지 않게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제 고객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매장보다 더 자주 그리고 더 ‘눈에 띄게’ 비대면 채널을 시기마다 단장해야만합니다. 또 나를 객관적으로 오픈해 나의 상품만이 아닌 타사의 상품과 비교해도 당연히 ‘선택받을만 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금융 UI·UX 현장에선, 이제 막 출발한 마라톤 레이스와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수십명이 뭉쳐서 뛰는 상황에서 먼저 치고 나오기위해 경쟁하는 모습이죠. “T사처럼 해주세요, S증권은 하고 있던데, 벤치마킹하면되지 않겠습니까” 등의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런 현상이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객관적이고 근본적으로 인식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고객이 원한는 것이 객관적인 상품 비교라고 하면 주저하지 말고 해야 할 시대가 왔다고 봅니다. 현재로선 이런 의미의 ‘오픈뱅킹’ 전략에서 성공한 사례로 ‘토스’를 들 수 있겠죠.

Q: 은행을 포함한 금융그룹(지주사)의 통합 플랫폼, 그리고 2금융권의 특화된 플랫폼 전략 등 금융업종별로 UI·UX 전략의 방향이 조금씩 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로 어떤지요?

A: 한 2~3년전 ‘마이데이터’ 서비스 도입에 따른 기대가 엄청났을 때에는 누가 먼저 이 막강한 정보를 컨트롤하여 고객에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해주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너도나도 준비를 엄청나게 했었습니다.

1금융권보다는 핀테크 업체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면서 진정한 의미의 오픈 뱅킹을 핀테크 업체들이 한동안 주도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1금융권외에 다양한 금융사들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하게 되면서 서비스의 방향이 많이 바뀌고 있고 서비스 전략에도 많은 혼란을 격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계좌와 금융상품을 보험, 카드 등을 모두 통합해서 보여주는 것이 기본적인 서비스인데, 사실상 어느 한 곳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타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의미가 크게 없어 집니다.

그렇다 보니 토스, 카카오뱅크 등 먼저 시작한 핀테크 업체외에 은행 등 1금융권 정도만 서비스가 활성화가 되고, 그밖에 금융사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가입율이 기대했던 것 만큼이 되지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은행, 증권, 보험, 카드사들은 모두 그 좋은 고객의 데이터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가 최근의 가장 큰 고민인 것 같습니다. 결국 해법은, 마이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것으로 알 수 있는 통합적인 개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사의 특징적인 서비스를 ‘초개인화’해 제공해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예를들면 보험사의 경우, 최근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확한 보장 분석을 해주고, 타사 상품 제안과 함께 최적의 보장내역을 제공할 수 있는 자사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금리는 높지만 급하거나 대출 기간에 대한 선택이 자유롭거나, 중도상황 수수료가 없거나 등의 세세한 조건이 필요한 고객에 맞춰 맞춤 상품을 노출하는 등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 대형 금융사들도 마이데이터 자산 분석에 내 자산 상태에 딱 맞는 펀드를 1~2개 정도만 추천하는 방식의 서비스들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마이자산관리에서 내 지출 금액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영역(온라인쇼핑, 문화 등)에 소비를 많이 하는지, 지출 가이드를 주기도 하고요.

카드사중에선 현대카드가 이런 서비스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드승인 내역을 분석해 외식 업종이 많을 경우 ‘당신은 상위 10% 미식가’ 라는 등의 소비 키워드를 노출하고 소비케어를 해주는 식의 ‘마이크로 개인화’전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디지털데일리>가 7월 출간한 <2023년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게재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으로 책의 편집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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