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와중에 대기업 IT서비스업체들이 공공 시장에 욕심을 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0여년 간 유지돼온 공공 SW 대기업참여제한제도에서 대기업 참여를 완화하는 움직임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본질적으로는 대기업이 그렇게까지 할(공공SW 사업 참여) 이유가 있느냐하는 의문이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박 차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의 과기정통부 신청사에서 열린 현판식에 참석한 후 공공 SW 대기업참여제한제도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공공 SW시장에 대기업이 시스템 통합(SI)으로 참여하겠다는데 시대에 맞는지 모르겠다. 구축형 사업에 대기업이 다시 들어오겠다는 말인데(이 시장이) 얼마나 큰 시장이라고 들어오려 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기업은)글로벌에서 경쟁해야한다. 다만 안전성과 품질 문제가 불거지고 관리 능력있는 대기업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해 사업 규모 1000억원 이상 사업에 허용하는 것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준 금액이 올라갈지 낮춰질지는 의견수렴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에서 진행되는 1000억원 이상 공공SW 사업은 손에 꼽는다. 시장성 면에서 대기업이 크게 눈독 들일만한 시장은 아니다. 반면 위험부담은 커졌다. 교육부 나이스(NEIS) 사업으로 인해 국가 정부부처 사업에 대한 품질에 일반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이 공공SW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하나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그동안 무주공산이었던 공공SW 시장이 필요해졌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서비스 대기업 중 기존에 공공SW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았던 기업들의 요구가 의외로 거센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그룹사 IT지원에 전념하던 이들 대기업들이 경기 불황과 이에 따라 그룹사들이 IT투자 절감에 나선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안정적인 공공SW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과기정통부의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의 대기업 참여를 위한 사업 비용 하한선이 어디에 그어지냐에 따라 대기업 IT서비스업체들의 매출 다각화를 위한 숨통이 틔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공공 소프트웨어 시장의 대기업 참여 완화 요구 논의는 공공 SW사업의 품질에 대한 대안 확보 차원에서 진행되는 일이다. 단순히 공공SW 시장을 대기업에 열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서는 안된다. 특히 박 차관이 언급한 것 처럼 앞으로의 공공SW 사업은 대규모 인력이 장기간에 걸쳐 수행하는 대형 SI사업을 지양하는 과정에 접어들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 등 외부 인프라 자원의 적극적인 활용과 더불어 한번에 시스템을 구현하는것이 아니라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기반의 서비스 중심의 시스템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공공SW 사업에 들어오고자 내세우는 이유가 대형 사업에서의 사업 조율과 품질 관리라고 한다면 번지수가 틀린 셈이다.
물론 정부 시스템의 주요 사용자인 국민 입장에서 공공 SW 사업에 대한 개선 요구가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품질 개선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그 러한 점에서 공공 SW 시장의 대기업 진입 완화 정책이 단순히 대기업에게 공공SW 시장을 열어주는 것에만 방점을 둬서는 안된다는 것을 과기정통부가 잘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뚝심 있는 정책 결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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