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올 2분기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최악이긴 하나, 업계 전망을 한참 웃돌아 실질적으로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라는 분석이다.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읽히고 있다.
7일 삼성전자는 2023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5.88%, 영업이익은 6.25% 줄었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2.28%, 영업이익은 95.74% 감소한 수준이다.
금융위기 수준 성적표에도 웃는 이유…반도체 적자 1조원 줄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여파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1분기(59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두 번째다.
다만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높은 성적을 냈다.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가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693억원이다.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것은 제품 출하량이 늘고,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고부가 제품이 잘 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세부 성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 ▲-3조3000억원(KB증권) ▲-4조4000억원(SK증권) 등 3조~4조원대 적자를 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60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1조원 가량 실적이 개선된 것.
이 기간 D램 출하량이 늘고 재고가 줄어들며 원가 구조가 빠르게 호전됐다. 증권가에서는 DDR5, 인공지능(AI)용 프리미엄 제품 생산이 늘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이 전기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선방했으나 지난 1분기 실적을 견인했던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부문은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신제품 ‘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 효과 하락, 판매랑 축소 등이 원인이다.
바닥 찍고 상승…메모리 감산 효과·D램 가격 안정
이번 분기 ‘반도체 바닥’을 찍은 만큼 하반기부터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는 3분기에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수익성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도 안정적이다. D램 가격 낙폭도 줄어든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D램 가격은 전기대비 13~18% 하락했지만 3분기에는 0~5% 떨어지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MX부문 전망도 밝다. 오는 26일 새로운 ‘갤럭시 Z플립·폴드’ 내놓으며 이에 대한 신제품 효과를 톡톡히 볼 예정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 출시, 에어컨 성수기 도래 등 가전 부문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2023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개최하고 경영 현황 등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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