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최대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LX세미콘이 LG그룹 독립 이후 삼성과의 협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경쟁에서 동맹으로 관계 설정이 달라진 분위기다.
4일 삼성전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 및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을 열었다.
이날 고대협 LX세미콘 연구소장은 세션 발표를 통해 “대형화, 고해상도·고화질·고주사율을 요구하는 동시에 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을 찾는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와 8인치(200mm)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12인치(300mm)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X세미콘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이 주력이다. DDI는 디지털신호를 적색·녹색·청색(RGB) 아날로그 신호로 전환해 패널에 전달하는 반도체다.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패키징 과정에서 DDI를 장착한다.
LX세미콘 전신은 LG그룹 계열사였던 실리콘웍스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일부 기업을 갖고 나오는 과정에서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주요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다. 반대편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매그나칩 등 DDI를 사용했다.
업계에서는 2021년 5월을 기점으로 LG와 거리를 두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LX세미콘과 삼성 간 논의가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LX세미콘은 삼성 파운드리에 일부 제품을 위탁하긴 했으나 물량이 많지는 않았다.
올해 초 LX세미콘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DDI 공동 개발을 결정하면서 동맹에 불이 붙었다. 해당 제품 생산은 삼성 파운드리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식석상에서 연구소장이 직접 언급할 만큼 양사 간 협업이 무르익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DDI는 비교적 구형 반도체로 여겨져 8인치 라인에서 대부분 양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DDI 성능이 상향 조정되고 제작 난도가 올라가면서 12인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디스플레이 대세가 LCD에서 OLED로 전환하는 부분도 한몫했다.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손잡으면서 중장기적으로 TV, 모바일, 정보기술(IT) 기기 등 주요 분야에서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 고객인 애플, LG전자, 삼성전자 등과 간접적 교류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한편 LX세미콘은 주요 파운드리 협력사로 TSMC,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 등과 거래해왔다. 삼성 측과 가까워지면서 고객 및 파운드리 다각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도 고객 다변화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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