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 최근 만난 삼성전자 출신 반도체 장비업체 임원은 “언제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삼성전자 경쟁사였나”고 토로했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 간 기술력이 줄어든 것 같다는 이야기 도중 나온 발언이다. 40년 가까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서 근무한 한 교수도 “요새 후배들을 보면 ‘삼성 프라이드’가 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1993년 이후 30년 연속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아성을 넘어섰고 미국, 유럽 등 반도체 회사들과 치킨게임에서 이겨낸 덕분이다.
여전히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점유율이 30~40%에 달하나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세계 최초 타이틀을 연달아 내주는가 하면 첨단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한발 늦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D램 규격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는 호환 절차 과정에서 중앙처리장치(CPU) 1위 인텔이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를 우선시하는 모양새다.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뛰어든 시스템반도체 부문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은 ‘확실한 2위’로 거듭났으나 선두주자 TSMC와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중국에도 밀려 5위로 내려앉은 상태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을 역임 중인 경계현 사장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이미 다른 회사에 혁신 우위를 빼앗기고 있다”고 삼성전자의 현주소를 직시했다.
과거 삼성에 몸담았거나 경쟁사 또는 협력사에서 재직하던 이들도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 간절함이나 시스템 등이 부족해진 게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현재 삼성전자에 재직 중인 이들에 예전 사람들의 과거 미화, 선배들의 잔소리 정도로 들릴 수 있다. 다만 단순히 기성세대의 ‘나 때는 말이야’라고만 보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다. 앞으로 나아가도 모자를 시점에 반도체 적자 전환, 기술 유출 사태까지 이어지는 판국이다.
2023년은 삼성전자에 의미 있는 해다. 삼성 반도체 씨앗을 뿌린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선언 40주년, 이를 키워낸 이건희 선대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30주년이다. 사실상 이재용 회장 체제 원년으로 ‘뉴삼성’ 전환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DS부문은 임원급 130여명이 경기 화성사업장에 모여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자리였다는 후문이다. 이를 기점으로 불혹을 맞이한 삼성 반도체가 달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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