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11월 시작된 쿠팡과 CJ제일제당 신경전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쿠팡은 CJ ‘햇반’ 대체상품 판매가 급증한 점을 강조하고 CJ제일제당은 쿠팡 경쟁사들과 손잡으며 ‘반(反) 쿠팡연대’를 강화한다. 양사는 협상 여지가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상 납품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제 살길 찾기’에 나선 셈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선 햇반과 비비고 등 CJ제일제당 상품을 ‘로켓배송’으로 이용할 수 없다. 납품가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쿠팡이 CJ제일제당 주요 상품 발주를 중단한 후, 반 년 넘게 이러한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발주 중단 배경을 두고 여전히 서로가 상대기업 탓을 하고 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여전히 서로를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하며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향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양사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협상 여지가 열려있다는 뜻을 서로에게 전한 것이다.
하지만 쿠팡과 CJ제일제당은 각자 대체안 찾기에 혈안이다. CJ제일제당은 각종 파트너십을 강화해 쿠팡을 대체할 만한 유통채널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 쿠팡 역시 햇반 등 CJ제일제당 대표 상품이 없어도 대체품이 충분하다며 맞불을 놨다.
쿠팡은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전했다. 중소·중견기업이 만드는 즉석국·냉동만두도 같은 기간 60% 이상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국내 식품시장에서 수십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하던 독과점 식품기업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 제품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쿠팡에서 독과점 수준 시장점유율을 앞세운 대기업이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들 가성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에 따라 소비자 유입과 구매도 늘어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독과점 대기업’ 언급은 CJ제일제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 즉석밥 ‘햇반’은 온·오프라인 즉석밥 시장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햇반·비비고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들을 내세워 CJ제일제당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습이다. 전날인 12일엔 즉석밥, 즉석국 등 즉석식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반값데이’를 진행하기도 했다.
쿠팡의 날 선 태도는 최근 CJ제일제당이 쿠팡 경쟁사들과 협업을 강화한 행보와 무관치 않다. 쿠팡이 CJ 주력 상품 발주를 중단한 직후인 지난해 12월엔 위메프·11번가·G마켓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연이어 CJ제일제당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들어 CJ제일제당은 본격적으로 쿠팡 경쟁사들과 협력 관계를 두텁게 하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그룹 이마트·SSG닷컴·G마켓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하반기 주요 신제품을 신세계그룹 플랫폼에서 먼저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어 네이버가 운영하는 ‘도착보장 전문관’에도 입점해 소비자들에게 ‘빠른배송’에 대한 아쉬움을 채웠고, 티몬과 함께 온·오프라인 푸드마켓 팝업 행사를 준비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측은 “파트너 협력 강화는 쿠팡과 관계없이 내수 침체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쿠팡과 CJ제일제당 신경전은 판매채널 쿠팡과 제조업체 CJ제일제당 두 ‘공룡’이 가격결정권을 쥐기 위해 양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채널로 성장한 쿠팡과 식품 제조업체 1위 CJ제일제당 중 누가 양보하는지가 앞으로 유통업계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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