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하나는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고객을 모셔 와야 하는데, 특히 파운드리 산업은 호텔 산업에 비유하곤 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3공학관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세미나' 강연에 나서 한 학생의 ‘고객사를 가져오는 전략이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
경 사장은 “호텔에 갈 때 지어지기도 전에 돈을 내고 가는 사람은 없다. 우선 좋은 공간이 있어야 한다. (파운드리 산업도 마찬가지로) 고객의 요구에 맞게 여러 가지를 구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운드리를 하기 위해서는 IP, 디자인 서비스 등 고객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한 서비스 정책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그런 것들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돈을 많이 줘야 하지만, IP 확충도 많이 하고 3나노와 2나노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디자인 서비스 역시 어떻게 확대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연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계약학과 학부 및 대학원을 포함해 재학생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제는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다.
이날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DS부문의 사내 문화, 전략 등에 대해 말했다.
경 사장은 “반도체가 있어야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첫 번째가 행복”이라며 “본인이 행복해야 일하고 인정받으며 일해야 한다. 행복하게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DS부문은) ‘비전TF’를 구성하고 임직원들이 다양한 꿈을 수립하도록 만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회사보다 개인이 중요하다. 회사가 잘 되는 것보다 회사 임직원들이 행복을 느끼고 잘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화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강연을 마치고 나온 경 사장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좋았다”라고 짧게 말했다.
경 사장은 최근 대학가에 자주 모습을 비치고 있다.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에 이어 연세대학교를 찾아 직접 강연을 한 것. 대표이사가 직접 대학교를 방문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인재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역시도 같은 주제로 강연했다. 당시 경 사장은 TSMC를 언급하며 “4나노 기술력은 2년, 3나노는 1년 (삼성전자가) 뒤쳐졌다. 그렇지만 2나노는 우리가 앞설 수 있다. 5년 안으로 TSMC를 따라잡겠다”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연세대와 연계해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학원까지 확대하고, 2024년부터 연 50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 DS부문은 이달 20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매년 6월과 12월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모여 사업 전략, 위기 대응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근 DS부문은 정보기술(IT) 수요 급감,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전략회의에서 실적 개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기술 확보, 미래 시장 선점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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