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황금기를 맞이한 사이버보안 업계가 2023년에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기업은 비수기로 취급되는 1분기임에도 아랑곳 않고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으로 산업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은 지니언스다. 지니언스는 1분기 전년동기대비 59.9% 증가한 매출액 9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제품인 네트워크 접근제어(NAC)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NAC는 최근 사이버보안 업계의 최대 트렌드 중 하나인 가시성을 위한 솔루션이다. 네트워크 센서로 연결된 모든 기기의 정보를 탐지·식별·분류함으로써 보안을 강화한다. 글로벌 주요 사이버보안 기업들은 운영기술(OT) 및 정보기술(IT) 보안 강화를 위해 NAC 도입을 권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은 지니언스의 솔루션이 소프트웨어(SW) 기반 제품인 영향이 크다. 부품 조달부터 생산, 배송에 이르기까지 매출원가가 높고 시간이 필요한 하드웨어(HW) 기반 제품 대비 확장성이 높다는 장점을 지닌다.
지난 몇년새 급성장을 반복해 온 파이오링크도 1분기 매출액 133억원, 전년동기비 26.8% 상승했다. 해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데, 일본 수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상승했는데, 통상 2~4분기에 영업이익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작년 파이오링크의 연간 영업이익 중 1분기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가량이다.
파이오링크는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컨트롤라(ADC)와 보안 스위치, 웹방화벽,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HCI) 등 데이터센터 및 네트워크 수요가 이어진다면 계속해서 매출이 늘어날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매출 1000억원대 이상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산업계 1위 기업인 SK쉴더스는 매출액 4283억원으로 전년동기비 매출 성장을 이어갔으나 이번 분기부터 사업 부문별(물리보안·사이버보안·융합보안 등) 실적을 공시하지 않아 사이버보안 분야만 떼놓고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다만 해외 매출이 전년동기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안랩은 매출액 5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35.3% 줄었는데, 안랩 측은 자회사 인력 및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액 498억원, 영업이익 42억원으로 각각 4.4%, 3.7%씩 상승했다.
시큐아이는 매출액 336억원으로 339억원이었던 전년동기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18.1% 늘었는데, 수년간 노력해 온 자체 상품 판매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글루코퍼레이션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하락했고 윈스는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산업계 호황과 달리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도 있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1분기 연결 매출액 108억원으로 전년동기비 20.3%나 하락했다. 영업이익도 –41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자회사인 빅데이터 기업 모비젠의 매출 급감이 영향을 미쳤다. 소프트캠프도 매출액은 1%인 3000만원 상승하는 데 반해 영업이익은 –5억원에서 –13억원으로 265% 이상 늘었다.
사이버보안 분야의 대형 프로젝트나 공공기관 사업 등에서 발생하는 실적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1분기 실적으로 한해 사업 전망을 모두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곳곳에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데다 전년도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우상향되는 추세가 이어지는 만큼 올해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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