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조달러(약 1300조원)를 목전에 두며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덩치가 큰 기업이 됐다.
창립 30년 만에 '대박'이 난 비결은 무엇일까. 게이밍부터 인공지능(AI)까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낸 엔비디아의 전략이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일 대비 24.37% 증가한 379.80달러에 마감했다. 시총 역시 1838억달러 급증하며 9393억달러로 뛰어올랐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애플(2조72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2조4230억달러), 사우디아람코(2조590억달러), 알파벳(1조5730억달러), 아마존(1조1790억달러)에 이어 시총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은 엔비디아가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하는 것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에만 주가가 160% 가까이 뛰며 강세를 이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의 칩은 PC, 자동차, 로봇, 그리고 이제는 AI에서 사용되고 있다"라며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지난 30년 동안 산업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출범 당시 게이밍과 멀티미디어 산업을 공략하기 위해 3D 그래픽 사업에 뛰어들었고, 컴퓨팅 산업이 커진 1999년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회사의 제품은 PC•서버 비디오게임, 클라우드컴퓨팅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은 데이터센터용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하는 대형 IT 기업들이 많아진 탓이다. 그 결과 엔비디아의 총매출에서 데이터센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이제 판은 AI로 옮겨갔다. 생성형 AI를 움직이고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고성능 GPU 기술이 필요한데 엔비디아를 대체할 만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많지 않다.
현재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대부분 엔비디아의 GPU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AI 개발에 쓰이는 칩을 세계 시장에서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AI 열풍이 계속되는 만큼 엔비디아의 호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WSJ가 인용한 스테이시 래즈곤(Stacy Rasgon) 번스타인리서치 연구원은 "생성형 AI의 경우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법을 모색할수록 명확한 사용처들이 등장한다"라며 "5년 혹은 10년 후에 이 시장에서 생길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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