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0억원 들여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구축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공장과 인접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화성시는 반도체 클러스터 메카로 거듭날 것이다.”
24일 네덜란드 ASM의 경기 화성 ‘제2제조연구혁신센터’ 기공식에 참석한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같이 말했다.
ASM은 반도체 장비회사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박막을 형성하는 증착 공정에 특화됐다. 특히원자층증착(ALD) 분야에서는 세계 1위다. ALD는 원자층 두께로 매우 얇을 박막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앞서 ASM은 산업통상자원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한국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는 당시 맺은 MOU 이행 차원에서 마련됐다.
벤자민 로 ASM 최고경영자(CEO)는 “ASM은 1989년 처음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6년 뒤 현지법인(ASMK)을 세웠다. 2007년부터 충남 천안공장을 운영했고 2019년 화성으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ASM은 화성 제1제조연구혁신센터에서 반도체 설비 연구개발(R&D) 및 양산을 진행해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 수요 증가에 따라 두 번째 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오는 2025년 완공 예정으로 R&D와 생산 면적이 각각 2배, 3배 확대된다.
ASM은 한국에서만 ‘PE(Plasma Enhanced)ALD’ 장비를 만들고 있다. 2000년대 초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지니텍을 인수했고 한국 고객들과 협력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신규 센터 역시 PEALD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PEALD는 D램 패터닝 공정에서 주로 쓰이다가 시스템반도체로 응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메모리는 물론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에서도 활용된다는 의미다.
정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2015년 ASM과 화성시의 인연이 시작됐다. 지난해 기준으로 ASM은 460명 임직원, 34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며 “임기 내 20조원 투자유치 공약을 내걸었는데 이번 기공식이 약속 이행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장규 삼성전자 부사장은 “그동안 ASM과 삼성은 반도체 공정 장비 개발을 위해 같이 고민해왔다. 신규 공장으로 개발 인프라와 생산 규모가 확대되면 ASM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화성에는 같은 네덜란드 업체인 ASML도 투자를 단행 중이다. ASML은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노광 장비 1위 기업으로 차세대 기술인 극자외선(EUV) 공정을 유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곳이다.
ASML은 지난해 11월 화성에서 ‘뉴 캠퍼스 클러스터’ 기공식을 열었다. 이곳에는 ▲재제조센터(LRC) ▲글로벌 트레이닝 센터 ▲익스피리언스 센터(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ASML은 이 시설에 2025년까지 2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RC에서는 ASML이 공급하는 노광 설비를 수리한다. 회사는 국내 반도체 기업 및 부품·장비 등 중소기업과 협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국산 수리 부품 비중을 기존 10%에서 50%로 5배 늘릴 계획이다.
ASM 기공식에 등장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한국의 원천기술과 ASM이 노하우가 합쳐져 PEALD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며 “용인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고 인근 소부장 기업, 판교 지역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까지 합쳐지면 진정한 반도체 메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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