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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가와 엡손 대표 “친환경 시대, 대안은 페이퍼랩…韓 기업과 신사업 진행 중”

23일 일본 나가노 엡손 본사에서 설명을 진행 중인 오가와 대표. [출처=디지털데일리]
23일 일본 나가노 엡손 본사에서 설명을 진행 중인 오가와 대표. [출처=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Less is more(적은 것이 아름답다)’. 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엡손의 목적이다. 23일 일본 나가노 엡손 본사에서 오가와 대표와 직접 만나 엡손의 경영 철학 및 향후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More is less’와 정반대의 개념으로, 엡손의 친환경에 기반한 경영 철학을 잘 드러낸다. 이 목적에 기반해 친환경 기술개발(R&D)에 2030년까지 1조원 투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친환경에 대한 노력은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 엡손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등 7개 생산공장은 100% 재생에너지로 구동되는 ‘RE100’을 이뤘다. 일본 내 모든 법인과 유럽, 호주, 뉴질랜드, 한국 법인도 마찬가지다.

오가와 대표는 “현재 엡손은 환경 R&D 회의체를 마련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조하는 잉크젯 프린터 등 다양한 제품들은 친환경 측면에서 강점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상품과 서비스가 친환경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엡손의 차세대 제품 중 하나는 ‘페이퍼랩’이다. 폐지를 넣으면 분해, 결합, 가공을 거쳐 재사용 종이를 활용할 수 있는 종이재생장치로, 2016년 첫선을 보인 후 일본과 유럽 기업, 공공기관 등에 도입을 마쳤다. 국내 시장에도 내년 한 단계 발전한 제품으로 론칭될 예정이다.

페이버랩을 도입한 기업과 기관의 평가는 현재까지는 ‘반반’이다. 오가와 대표는 “고객사들이 보안 부문에 있어서 많은 만족을 표현했다. 사무 환경 내에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라면서도 “가격이 비싼 점, 크기가 너무 큰 점은 불만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페이퍼랩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미래성’이다. 오가와 대표는 “(엡손이라는) 기업의 존재 목적과 가치관을 지니고 있어서, 당장 큰 이익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페이퍼랩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엡손은 ‘드라이 섬유 기술(Dry Fiber Technology)’을 보유하고 있다.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사용한 종이를 길게 섬유로 분해하고 다시 결합해 새 종이로 만드는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종이와 천, 시계 스트랩 등을 재활용하고 있다. 실리콘 기반 웨이퍼 제작 시 발생하는 불량품을 드라이 섬유 기술로 가루로 만들어 금형 설계를 만든다든가, 부품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재활용을 실천하고 있다.

이중 철과 같은 폐금속을 활용해 금형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은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화를 계획 중이다. 오가와 사장은 “관련 사업화를 위해 일본 내 공장 부지는 이미 확보했고,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오가와 대표는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도 피력했다. “한국 기업과 협업해 신사업 창출도 진행 중에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높은 교육 열의에 대해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기도 했다. 오가와 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대학교 주변 인쇄소를 둘러봤는데, 교육 열기가 대단했다. 한국 기업들과 긴밀하게 소통해 (인쇄 관련) 상품화 등을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엡손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 기조를 보였다. 엡손의 회계연도(FY) 매출은 1조3303억엔(약 12조원) 영업이익 951억엔(약 9076억엔)을 기록했다. 오가와 대표는 “글로벌 원재료 상승, 물류비 인상 등 악조건에서도 효율화 진행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며 “성숙기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등 이익에도 신경을 기울이는 ‘이익중심경영’을 통해 선순환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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