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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⑬] AI 창작물 어디까지 인정? 고민 커진 플랫폼, 운영지침 ‘고심’

카카오이모티콘 제안 가이드 화면 [캡처=카카오이모티콘 스튜디오 홈페이지]
카카오이모티콘 제안 가이드 화면 [캡처=카카오이모티콘 스튜디오 홈페이지]

[창간18주년 대기획] ‘AI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라(Beyond AI)’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글은 물론이고 사진, 영상, 심지어 노래나 시처럼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창작 영역까지 무서운 속도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생성형 AI가 만들 수 있는 콘텐츠 양과 종류가 많아질수록 해당 콘텐츠 저작권을 둘러싼 논쟁도 잇따르는 추세다.

결국 쟁점은 AI가 만든 창작물을 저작물로 인정하느냐 여부다. 해외에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한국은 AI가 창작한 작품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관련 이슈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분쟁이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생성형 AI를 현재 서비스하는 기능들에 접목하거나 자체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은 혹여나 껄끄러운 상황에 직면하지 않을지 나름의 고민도 커졌다. 하지만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로서는 생성형 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에 엄청난 파급력을 행사하는 것을 목격한 이상, 이 경쟁에 무조건 합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가 한국인공지능법학회와 함께 이모티콘에 한해 생성형 AI 법적 쟁점을 반영한 입점 정책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한 것도 최근 업계 동향을 고려한 결과다. ‘이미지 학습에 대한 저작권 인정 여부’나 ‘해당 기술 사용 상품의 유료 판매 가능성’에 대한 이견이 많으니 자체적인 지침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3일 ‘생성AI 시대 법적 쟁점’ 특별기획 세미나에서 김지현 카카오 디지털아이템팀장은 “창작자 권리와 저작권이 중시되는 카카오 이모티콘에도 AI 창작물 저작권 이슈는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까지 카카오는 이모티콘 제안 단계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이모티콘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모티콘 제안이 계속 늘고 있어 이모티콘 창작자가 생성형 AI 기술을 쓰는 것을 언제까지나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카카오 측 생각이다.

실제 플랫폼이 생성형 AI에 대한 이용약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는 사업 방침상 중요한 문제다. 정원준 한국법제연구원 규제법제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AI가 생산한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성립이 안 되므로 이를 일종의 재화로 본다고 하면 일정 창작 도구를 제공한 플랫폼이 원칙적으로 이를 어떻게 규율할지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원준 부연구위원은 “어떤 창작자가 생성형 AI로 만든 이모티콘이 이미 출시된 이모티콘과 유사하다면, 해당 이모티콘을 판매했을 때 본 저작권자가 ‘권리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다”며 “카카오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 필터링하는 기술적 시스템을 마련할지, 아니면 각 창작자가 알아서 유의하도록 권고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네이버도 아직 AI 저작권법 관련 이슈가 논의 초기인 만큼, 창작자 생태계와 국내 저작권법 등을 토대로 신중히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생태계가 확장하는 방향 등 사회적 논의에 따라 가이드라인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창작자를 위한 AI 기술을 준비 중인 만큼,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저작권 분쟁에 대응할 전망이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PPS(Page Profit Share) 10주년 미디어 간담회에서 “추후 AI 학습 모델을 만들더라도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자체 학습 데이터를 이용할 것”이라며 “일반 사용자를 위한 범용적인 쓰임보다는 개별 작가가 자기 작품 창작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데이터 학습 때 문제시되는 건 저작권과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데이터”라며 “네이버가 자기 데이터를 활용하면 저작권 분쟁에 대한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기업이 아닌 일반 스타트업들은 자체적인 데이터가 많지 않은 데다, 생성형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데이터를 대량으로 살 만한 자금력도 부족하다.

이러한 산업적 맥락에서 업계는 웹상에 공개된 타인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어떤 기업이든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즉, 생성형 AI 학습에 있어 데이터 저작권 침해에 대한 면책을 하루빨리 규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 부연구위원은 “생성형 AI는 공개된 데이터 학습을 통해 작동하는데, 학습 과정 자체가 저작권자의 창작성이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진행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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