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관심사 기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 이용자가 플랫폼에 장시간 머무르게 하고, 이를 향후 광고나 커머스와 연계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7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 오픈채팅을 별도 탭으로 신설했다. 오픈채팅은 전화번호나 아이디 등 친구 추가 절차 없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채팅 서비스다.
오픈채팅은 카카오톡 두 번째 탭인 ‘채팅 탭’에서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세 번째 탭에 별도 분리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 세 번째 탭은 카카오톡 하단 아이콘 목록에서 정중앙에 위치해 이른바 ‘노른자’ 위치로 꼽힌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오픈채팅이 세 번째 탭으로 전면 배치되면서 이용자들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기존 (세 번째 탭에 있었던) 카카오뷰 탭 대비 2배 이상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제 카카오톡 세 번째 탭에는 내가 속한 오픈채팅방과 더불어 ‘지금 뜨는 탭’과 ‘키워드 탭’을 함께 볼 수 있다. 지금 뜨는 탭은 이용자 관심사와 반응도를 기준으로 인기 있는 오픈채팅방을 매일 업데이트해 노출하는 공간이다. 키워드 탭은 최신 트렌드를 주제로 운영한다. 예컨대, 프로야구 시즌과 연휴 도로 상황부터 날씨, 웹툰·영화·드라마 등 인기 콘텐츠까지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각 주제하에 세부적으로 꾸려진 채팅방에서 참여 인원 제한 없이 소통하는 신규 서비스인 ‘오픈채팅 라이트(Lite)’도 이용자별로 순차 적용된다. KBO 시즌이라는 주제 하위에 10개 구단별 채팅방을 만들어 각 구단 팬끼리 소통하거나, 해외여행이라는 주제 하위에 유럽과 미국, 동남아 등 지역별 채팅방을 운영하는 식이다.
‘오픈채팅 오토(Auto)’라는 이벤트성 오픈채팅방도 있다. 현재 카카오는 ▲드라마 채팅방 ▲프로야구 경기별 채팅방 ▲고독한 독서방 등 다양한 오픈채팅 오토를 운영 중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관심사가 같은 비지인끼리 대화하는 공간을 무한정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면, 네이버는 오픈톡으로 스포츠처럼 팬덤 결집력이 높고 화제성이 높은 특정 분야부터 공략하며 카테고리를 확장 중이다.
네이버스포츠는 지난해 9월 팬들과 함께 응원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서비스인 오픈톡과 이슈톡을 정식 출시했다. 스포츠를 주제로 누구나 참여 가능한 커뮤니티 서비스는 ▲좋아하는 팀별로 자유롭게 채팅방을 개설해 소규모로 채팅을 나눌 수 있는 오픈톡 ▲스포츠 주요 이슈에 대해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내고 토론하는 이슈톡으로 나뉜다.
네이버스포츠 이용자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최대 1000명 입장이 가능한 오픈톡 채팅방을 개설할 수 있다. KBO리그, 프리미어리그, V리그 등 다양한 종목, 카테고리와 키워드를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오픈톡에서는 ‘중계 같이 보기’ 기능을 제공해 실시간 경기 시청과 소통이 가능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취임 이후 관심사 기반 차세대 커뮤니티를 강조해왔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중심에 커뮤니티가 있다”며 “스포츠, 드라마, 증권, 이슈 키워드 등 실시간 커뮤니티 수요가 존재하는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 영역으로 오픈톡 참여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양사가 관심사 기반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관심사 중심 커뮤니티가 보다 많은 이용자에게 각 플랫폼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요인을 제공해서다. 이용자가 현재 어떤 이슈에 주목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맞춤형 광고를 추진하거나 커머스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지점도 만들어진다.
한편, 지난 2015년 8월 도입된 카카오톡 오픈채팅은 현재 평균 DAU 90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 시기 오픈채팅 사용자 수는 지난 2019년 대비 76% 늘었고 오픈채팅 수신·발신 양도 동기간 78% 증가했다. 2022카타르월드컵에 힘입어 네이버 오픈톡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픈톡은 출시 한 달 만에 개설된 오픈톡 채팅방이 2000여개 이상에 달하며, 사용자 40% 이상이 30세 이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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