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디아블로4(Diablo IV) 서버 슬램이 진행됐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느꼈던 특징은 서버 안정성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점이다. 이 외 특징들은 오픈 베타 테스트보다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3월 실시된 오픈 베타 테스트와 달리 이번 서버 슬램에선 첫 번째 지역, 조각난 봉우리를 중심으로 캐릭터를 20레벨까지 성장시킬 수 있었다. 야만용사, 드루이드, 강령술사, 도적, 원소술사 등 총 5종을 선택할 수 있었고, 성장이 멈춘 20레벨 이후에도 오픈 필드 탐방은 얼마든지 가능했다.
◆서버 안정 위한 노력 곳곳에…완벽히 매끄럽진 않아
스토리 전개 도입 부분부터 한국어 더빙이 돋보였다. 이어 오픈 베타 때보다 논플레이어 캐릭터(NPC) 대사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한국어로 번역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간혹 가다 앞선 음성 대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음성 대사가 재생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부자연스럽기도 했다.
던전을 클리어하고 ‘키요바샤드’로 돌아가기 위해 마을 차원문을 활용할 때, 마을로 넘어가는 도중 서버에서 튕기는 현상이 간혹 있었다. 다만 재접속을 하더라도 대기열은 발생하지 않았고, 오픈 베타 때보다는 접속 속도나 서버 상태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원소술사 플레이 경험 자체는 오픈 베타 때와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초반부다 보니 체감상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오픈 베타를 떠올리며 여러 던전에서 빠르게 레벨을 올렸다. 그러나 성장 가능한 레벨이 25에서 20으로 줄어들어 아샤바 처치가 가능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웠다.
아샤바는 지난 테스트 때보다 비교적 자주 등장했다. 지난 14일 오후 4시, 20레벨을 찍고 다른 이용자 11명과 아샤바에 도전했다. 아샤바 처치 적합 레벨은 25였지만, 다행히 내구도 20%를 남기고 레이드에 성공하면서 도전 과제 ‘이른 승리’를 완료했다. 아쉬웠던 점은 여전히 팀 워크를 도모하는 콘텐츠가 전무했다는 것이다. 서로 보호해주거나 돕는 것도, 보다 전략적인 접근도 필요 없이 몹 하반신만을 쫓아다니기 급급했다.
주변 이용자들은 아샤바를 처치할 때 장비 내구도가 크게 깎여 마을로 잠시 다녀오는 과정에서 튕김 현상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왔다. 특히 최악의 경우, 마을에서 다시 필드로 돌아가면 처음 만난 아샤바가 아닌 다른 서버의 아샤바를 마주치기도 했다.
◆실제 게임 환경, 전설 아이템 드롭 확률 체감해보니
이번 서버 슬램에서 게임 이용자로서 가장 부각됐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전설 아이템 실제 획득 확률이다. 블리자드는 이번 서버 슬램에서 이 확률을 실제 게임에서 구현할 확률로 조정했는데, 아샤바를 처치한 뒤 드롭된 ‘아샤바의 전리품’ 상자에서 피부로 느껴졌다.
지난 오픈 베타 때는 상자에서 전설 아이템이 3~4개 이상 등장해 비교하며 착용해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이번 서버 슬램에선 아샤바 처치 직후 운 좋게 전설 반지가 드롭됐을 뿐이다. 정작 상자에선 ‘조잡한 토파즈’가 나오는 게 전부였다.
해외 이용자 커뮤니티 곳곳에서도 전설 아이템 실제 획득 확률이 생각보다 낮아 파밍 재미가 없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나마 이른 바 ‘시체런’(필드 곳곳에 놓인 시체를 뒤집으면 아이템이나 재화가 나온다)을 통해 쏠쏠하게 전설 아이템이 등장하긴 했지만, 정작 던전이나 보스에서 나올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한 국내 이용자 반응은 엇갈린다. 대체적으로 전설 아이템 등장 확률에 불만이 나오긴 했으나, 공식 포럼 등에서는 “오히려 확률을 더 낮춰 전설 아이템의 가치를 올려줬으면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는 정식 출시 직후 좀 더 지켜봐야 할 밸런스 문제로 보인다.
◆정식 출시 6월6일인데…25레벨 이후에 대한 이용자 불안감 커져
이번 서버 슬램에서 이용자 사이 공통적으로 나왔던 핵심 이야기는 바로 ‘레벨 상한을 왜 20까지로 뒀을까’였다. 지난 오픈 베타 때는 25레벨이었고, 월드 보스 격인 아샤바 처치도 권장 레벨이 25였다.
스킬 트리 속 ‘핵심 지속 효과’가 32레벨에 열리기 때문에, 스킬 발동이나 캐릭터 밸런스로 이어지는 이 중요한 부분에 대해 충분한 테스트가 진행될 만도 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연속으로 극 초반만 공개하며 여지를 남겨뒀다.
때문에 이용자들 기대치는 오픈 베타 때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반복적으로 1막에서만 경험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로선 중국 유통사 넷이즈와의 계약 종료 이후 처음으로 대작인 디아블로4를 출시한다. 현지 퍼블리셔를 정하지 못하고, 판호도 획득하지 못한 상황인 만큼 공식적으로는 중국 이용자를 모객할 수 없다. 즉, 글로벌 이용자 확보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달이 채 안 남은 시점에서 디아블로4는 이용자 기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해외 게임 매체 PC게이머는 “서버 슬램 동안 모두가 월드 보스인 아샤바를 죽이고 전용 장식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전투 자체는 미완성이었다”며 “아샤바를 사냥할 때 굳이 왜 다른 이용자와 잡아야 하는지 모를 정도로 팀워크 효율이 하나도 없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블리자드는 이용자가 혼자 모험을 하거나 다중접속(MMO) 특징을 살린 팀을 구성할 때의 효율성, 클래스 밸런스 조정 등 여러 고민이 필요하고,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을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도 디아블로4에서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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