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일본 정부를 겨냥해 "후쿠시마 오염수가 그만큼 안전하면 식수로 쓰라"고 비판한 날, 국책 연구 기관 주재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는 식수로 쓸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발언이 나와 극단적 대조를 보였다.
일본 정부가 올 7월로 예고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점차 갈등도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15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학회 주재로 웨이드 앨리슨(Allison)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82·사진)가 참석하는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앨리슨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옥스퍼드대를 거쳐 40년 넘게 방사능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석학이다.
'저선량 방사선 영향과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 - 공포가 집어삼킨 과학'이라는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앨리슨 명예교수는 "나는 지금 내 앞에 희석되지 않은 후쿠시마 물 1ℓ가 있다면 바로 마실 수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위험성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방사선 누출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만약 그 물(후쿠시마 오염수)을 마셨다고 계산해 보면 자연적 수준의 80% 수준밖에 방사선 수치가 오르지 않았다"며 "(이는) 아르헨티나, 이란, 인도 등 다른 지역을 갔을 때 피폭량의 100분의 1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굳이 해양에 방류하는 이유에 대해 "가장 쉬운 방법이고, 비용이 가장 적게 들기 때문"이라며 "일부에선 공포감 때문에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안전한 것에 대해 조금 더 안전하게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회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물론 맥락은 전혀 달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처리되면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는 주장을 일본이 내세우고 있다"며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면 식수로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함께 쓰는 우물에 독극물을 퍼 넣으면서 '이것은 안전하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우리 정부를 향해 "'안전하다면 최소한 마시지는 않더라도 농업용수든 공업용수든 재활용하는 것이 맞다. 그렇게 써라'라고 (일본 정부에)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일본국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냐' 이런 말 듣지 마시고 대한민국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답게 발언하고 행동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당당하게 합리적으로 외교에 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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