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가 연내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2.0을 지원하는 D램 양산에 돌입한다.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컴퓨팅 플랫폼은 인텔 등이 빠르면 내년에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악화된 D램 업황에 게임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12일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는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의 이사회 멤버로서 CXL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서버/칩셋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CXL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XL(Compute Express Link)이란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D램, 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한데 이어, 1년 만에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하게 된 것.
이번 제품은 PCIe 5.0(x 8레인)을 지원하며, 최대 35GB/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는 기존 SATA 전송 속도의 성능 한계를 극복한 고속 인터페이스 규격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CXL 2.0 D램'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차세대 컴퓨팅 시장 수요에 따라 다양한 용량의 제품도 적기에 선보여 CXL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CXL 2.0 D램'은 업계 최초로 '메모리 풀링(Pooling)' 기능을 지원한다.
'메모리 풀링(Pooling)'은 서버 플랫폼에서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가 풀(Pool)에서 메모리를 필요한 만큼 나누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유휴 영역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고객이 이 기술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이 가능해 서버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절감한 운영비를 서버의 메모리에 재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CXL 2.0을 지원하는 메모리 여러개를 마치 다발처럼 구성해놓고 이를 여러대의 서버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마치 외장 스토리지 또는 외장 그래픽카드를 PC에 연결하는 것과 같이 서버에 외부 연결하게 되는 것. 이에 따라 각 서버의 CPU는 마치 공용 작업장(CXL 2.0 메모리 다발)을 얻게 되는 것이라 비유할 수 있다. 이 공용 작업장은 수요에 따라 각 CPU가 필요한대로 작업장을 내준다.
과거 CXL 1.1은 CPU마다 CXL 지원 메모리가 대칭되는 형태로, 작은 작업장을 각각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보다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외부적으로 메모리만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은 공유 작업장을 갖게 돼 컴퓨팅의 효율성을 올리는 것과 함께 서버 플랫폼 자체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했던 때와는 달리 메모리풀을 연결해 부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설비투자(CAPEX)나 운영비용(OPEX) 모두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D램 업계의 경우 챗GPT 등 거대 메모리 연산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의 수요를 충촉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향이 설정되게 되는 효과가 있어 업황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CXL 2.0 D램의 활성화는 인터페이스 특성에 따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CPU 집단을 필요로 한다. 올해초 인텔이 발표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는 CXL 1.1을 지원한다. 인텔 로드맵 상 올해말 공개되는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에메랄드 래피즈)’ 또는 내년을 기약한 ‘그래나이트 래피즈’가 CXL 2.0을 지원할지는 아직까지는 미정인 상태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내년께 CXL 2.0 지원 CPU가 등장할 것이라는 추정이다.
짐 파파스 인텔 기술 이니셔티브 부문 책임자는 "CXL 생태계 확대를 위해 삼성과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며, "삼성과 지속 협력해 업계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CXL 제품의 성장과 채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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