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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페人] ① ‘삼성페이 vs 애플페이’…경쟁은 곧 고객편의 [DD전자상가]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스마트폰 등장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각광받았다. 시작은 온라인에 모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해 판매망을 확대하는 좁은 의미에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모든 서비스를 O2O라 설명했다.

과거 PC 시대에는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까지 유도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이와 달리 스마트폰은 PC 앞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데 주효한 역할을 했을뿐만 아니라 두 경계를 허무는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비접촉방식, 근거리통신(NFC)과 블루투스 비콘 등의 적용 확대로 인해 더 많은 것들이 가능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NFC는 O2O 시장에서 비접촉결제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13.56㎒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접촉하지 않아도 10㎝ 간격까지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RFID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보다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단말 간 P2P가 가능하고 간단한 데이터를 읽고 반영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은 편이다.

교통카드가 대표적 NFC 기술 응용 사례다. 버스에 올라탈 때 카드를 NFC 단말기에 갖다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NFC를 켜놓은 상태에서 두 단말기를 가까이 접촉하면 파일이나 사진을 공유할 수도 있다. 전시회장에서 NFC 태그를 전시품목에 부착해두면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관련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특정 콘텐츠 정보를 내려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바탕으로 애플은 2014년 9월 9일(현지시간) 미국 쿠퍼티노에 위치한 디 앤자칼리지 내 공연시설인 플린트센터에서 이벤트를 개최하고 NFC를 활용한 모바일 경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첫 공개했다. 애플페이는 당시 출시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모델이 NFC를 지원하면서 본격적인 준비를 마쳤다. 마침내 10월 20일 500개 이상의 새로운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애플페이가 본격 론칭됐다.

애플페이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비자 등 미국내 주요 신용카드 3사와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씨티은행, 캐피탈원,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도 이미 제휴되어 있었다.

애플페이는 매장 측에서 내장된 카드와 ID, 카드번호가 확인이 불가한 보안성을 획득했다. 애플 측면에서도 사용자 주소와 이름, 구매 기록 등 개인정보 유출을 막았다. 기존 카드 뒷면에 기재된 보안코드를 대신해 구매당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적인 보안코드가 따로 생성됐다. 16자리수의 특수한 토큰은 결제 처리기로 전송되고, 카드사는 토큰을 소비자 계정과 연결해줬다. 이 보안코드는 물리적으로 하드웨어 내 특수 칩에 저장됐다. 당시 애플페이의 결제 수수료는 거래액의 약 0.15%로 알려졌다.


◆ 초기 반응 후끈...삼성페이 상륙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대항마를 내놓기 위한 노력을 경주했다.

우선 미국 매사추세츠주 벌링턴시 소재 신생기업인 루프페이와 손잡았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었다. 삼성전자는 2015년 2월 18일 루프레이 인수를 공식화했다. 당시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는 "삼성전자는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이번 인수로 전 세계 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ST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기기를 마그네틱 방식의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존의 결제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이 점에 집중했다. 애플페이가 사용자 친화적이었다면, 곧 이어 나올 삼성페이는 가맹점에 친화적이었다.

당시 애플페이의 성공은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결제단말을 가맹점이 얼마나 많이 교체하는가에 있었다. 애플페이가 론칭된 2014년말 기준 미국 내 사용 가능한 가맹점은 약 22만점 수준이었다. 애플페이가 NFC로 작동하기 때문에 결제단말도 NFC를 지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MST는 별도 결제단말 교체가 필요치 않았다. 같은 기간 루프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미국 내 매장은 약 1000만곳으로 전체 매장 수에 무려 90%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국내 집중했다. 국내서는 NFC 결제단말 교체가 활발하지 않았다. 당국의 정책은 물론이거니와 마그네틱 방식을 대체할 보안인증방식인 EMV 규격 적용으로 인해 인프라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카드사뿐만 아니라 가맹점 역시 이같은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교체를 원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행보는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되지 못한 주요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부진했던 갤럭시S5를 뒤로하고 ‘제로 프로젝트’를 가동, 갤럭시S6의 경쟁력 높은 서비스를 적용하기를 원했다. 그 중 하나가 삼성페이였다. 비자, 맥아피와 협력해 모바일전자결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한편,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NH농협카드 등 국내 ‘앱카드협의체’ 소속 카드사와도 제휴를 맺었다.

기존 루프페이 사용방식은 스마트폰에 별도로 연결하는 열쇠고리 모양의 ‘팝(Fob)’이 필요했다. 삼성전자는 이 하드웨어를 갤럭시S6 시리즈에 내장했다.

공식 서비스 전 삼성전자는 2015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15 자리를 빌어 삼성페이 체험존을 운영했다. 갤럭시S6는 삼성페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이미 출시된 후 였다. 단말에 내장된 자기 코어가 MST 기술을 이용해 마그네틱 카드로 결제할 때와 동일한 전파를 방출해 포스기가 이를 읽도록 한다.

마침내 삼성전자는 8월 20일 삼성페이 국내 출시를 선언했다. 삼성카드와 NH농협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BC카드, 우리카드 등이 이에 참여했다.


삼성페이의 초기 반응은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무수한 결제 서비스가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이 온라인 방식에 국한됐다. 삼성페이는 유일한 비접촉 오프라인 결제 수단이었다. 이같은 특장점으로 인해 삼성페이는 상용화 2개월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달성했다. 누적결제 금액만 1000억원 수준이었다. 편의점과 백화점, 마트, 식음료 업종 등 생활밀착형 결제 수단으로 안착했다. 일일 결제금액이 초기 약 7억원 수준에서 20억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꾸준히 삼성페이에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시켰다. 11월 20일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우편사업진흥원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핀테크 간편결제 사업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 중인 ‘마켓 페이’가 ‘삼성페이’에 탑재됐다.

12월 8일에는 삼성페이 교통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티머니와 캐시비 교통카드를 발급받아 사용 가능했다. 기부 캠페인에도 삼성페이를 활용했다. 월드비전과의 협력으로 국내 저소득 가정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삼성페이’를 기부 수단으로 사용했다.

해를 넘긴 2016년 우리은행에서 출금만 가능했던 삼성페이 ATM 서비스가 총 5개 은행으로 확대됐다. 입금 서비스도 추가됐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NH농협, 신한은행 1만 여개 지점에 비치된 4만 여개 ATM 기기에서 통장이나 신용카드, 체크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같은해 5월, 출시 9개월만에 누적 결제 금액 1조원을 돌파했다.

삼성페이는 국내를 넘어 미국과 중국, 스페인,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 등 7개 국가에서 출시됐다. 1주년을 맞이한 삼성페이의 누적 결제금액은 어느덧 2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러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지원국가도 10개국으로 늘렸다.


◆ 국내 간편결제 강자 '삼성페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

삼성페이는 출시 되자 마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주름 잡았다.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3월 기준 2년 6개월여 만에 국내 가입자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당시 누적 결제금액은 18조원을 돌파한 상태였다. 같은해 8월 21일 출시 3주년을 기념해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진출해 전세계 6대륙 24개 국가 및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글로벌 결제건수는 이미 13억을 돌파했다. 2000여개의 은행 및 금융 파트너 협약, 호주와 브라질, 스위스, 대만 등 15개 지역에서 온라인 결제, 캐나다 프랑스와 멕시코, 스웨덴 등 20개 지역에서는 멤버십 카드까지 제공했다. ATM을 통한 입금 및 인출 서비스도 러시아, 베트남, 아랍에미리트연방까지 뻗어 나갔다.

2019년 4월말 기준 국내 누적결제금액 40조원을 돌파했다. 가입자도 어느덧 1400만명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강자인 삼성페이는 간편결제 금액 중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맹위를 떨쳤다. 온라인 비중 역시 전체 결제 금액의 25%를 점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삼성페이에 삼성패스 서비스를 통합했다. 집, 자동차 키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키’ 기능을 지원할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조회’, 항공권과 영화표 등을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는 ‘티켓’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한 국내 규제 완화에 따라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서비스와 학생증도 추가했다.

국내서는 삼성페이 명칭을 유지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 월렛’을 통해 서비스 통합에 나섰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 중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시작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바레인, UAE, 오만, 카타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까지 나아갔다.


◆ 애플페이와 선의의 경쟁, 진화발전 가속화

올해 삼성페이는 국내 시장 동일선상에서 경쟁자와 맞닥뜨리게 됐다. 무려 9년만에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한 것. 이미 삼성페이 텃밭이긴 하나 애플페이 도입을 통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 변화와 규모 경제 확대가 예상된다.

이는 애플페이가 국내 들어오기 위해 9년이라는 시간이 왜 필요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애플페이 론칭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EMV 결제 방식이 승인됐다는 또 다른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MV는 세계 3대 신용카드회사인 유로페이와 마스터카드, 비자카드 등 3개사가 공동 결제하는 현재 사실상 카드 표준 규격을 말한다. 애플페이가 EMV 규격을 따르고 있고, 삼성페이 역시도 국내서는 자체 규격을 사용하지만 해외에서는 EMV를 따르는 지역이 상당하다.

즉, 애플페이를 국내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NFC 비접촉기술을 쓸 수 있으면서도 EMV 표준규격을 따르는 결제단말이 필요했다. 하지만 발생되는 수수료와 이해관계, 경쟁양상 등의 영향으로 국내서는 굳이 비싼 값을 치루면서 결제단말을 바꿀 필요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삼성페이가 기존 결제방식과 기술을 그대로 쓸 수 있었기 때문에 교체 주기가 더 길어진 셈이다.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했다고 해서 곧장 삼성페이가 위협을 받는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경쟁을 통해 고객 편의가 증대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월 20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모바일 결제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쟁 관계에 있던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상생의 길을 걷기로 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페이 사용자는 55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통한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해졌다.

실제 서비스는 3월 22일 도입됐다. 온오프라인에서 나름의 강점을 갖춘 국내 사업자가 뭉쳐 해외 사업자 견제에 나섰다는데 의미가 있다. 향후에도 이같은 합종연횡이 계속되면서 간편결제 시장 역시 진화발전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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