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25일 마감된 국내 증시에서 전날 SG증권 창구를 통해 매물이 집중되면서 하한가로 마감했던 8개 종목중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다우데이터, 선광 6개 종목이 이틀째에도 하한가를 피하지 못했다. 하림지주(-13.13%)와 다올투자증권(-9.92%)은 하한가를 피했지만 낙폭은 컸다.
이에 따라 영문도 모른채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은 투자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주가 조작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증시 전반에 미치게될 후폭풍도 우려된다.
전날 CFD(차액결제거래)계좌에서 발생한 신용잔고 부족에 따른 프로그램 대량 매매가 8개 종목 하한가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그에 앞서 왜 그런 돌발 상황이 벌어졌는지는 놓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단순한 신용잔고 부족에 따른 자동 매매 또는 CFD 계좌 특성상 개인 공매도 물량의 증가 가능성 등도 거론됐었다.
하지만 이후 JTBC 등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이 주가 조작 세력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이 여의도 증권가에 알려지면서 급하게 세력이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했다.
이과정에서 관련 계좌의 신용잔고 부족 현상이 발생, 순식간에 프로그램 매도(반대매매)가 쏟아져 하한가로 직행하게 됐다는 것으로 상황이 맞춰지고 있다.
물론 금융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 조작을 일방적으로 단정짓기에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금융 당국이 '통정 거래'와 관련한 혐의 자료를 검찰에 넘길 것이란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현재로선 주가조작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통정거래'는 매수인과 매도인이 일정 시간에 일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서로 매매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시세 조작에 해당되기때문에 증권거래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특히 이번 주가 조작 혐의를 의심받는 이들이 관련 종목들에 대한 시세 조정을 위해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 방식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충격을 던지고 있다. 투자자를 모집해오면 일정의 수수료로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투자 참여 인원을 늘린 것이다.
또한 본격적인 시세 분출에 앞서 3년여에 걸쳐 주가를 완만하게 우상향시키는 전략을 통해 주가를 조금씩 움직임으로써 금융 당국의 감시망을 회피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증권시장 등 자본시장의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주가 조작 및 불법 공매도 등을 근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사태의 추이에 따라 증권거래 규정 전반에 걸쳐 적지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