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미국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는 가상자산거래소를 지난 17일(현지시간) 비트렉스를 기소했는데요.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미국 규제 강화'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美증권거래위원회(SEC), 비트렉스 기소…"미등록 거래소 운영"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SEC는 가상자산거래소 비트렉스와 거래소 운영자 윌리엄 시하라 최고경영자(CEO), 비트렉스 해외계열사인 비트렉스 글로벌까지 미등록 증권 거래소 운영을 이유로 전부 기소했습니다. 윌리엄 시하라 CEO는 미등록 거래소와 중개 및 청산기관을 운영했고, 비트렉스는 국가 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은 채 글로벌 사업부와 주문서를 공유했다는 게 SEC 주장인데요.
또 비트렉스가 기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가격 예측'과 '이익 기대' 등과 같은 투자 관련 용어를 의도적으로 삭제해왔다는 게 SEC 입장입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비트렉스 운영진은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규칙을 알고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가상자산이 증권이라는 정보를 삭제하며 회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거래소, 중개 및 청산기관으로서 미국 증권법 준수도 실패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비트렉스 측은 이미 지난달 말 미국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기소는 불합리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비트렉스 데이빗 마리아 법률고문은 "지난해 말 SEC과 함께 규제를 지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지만, 미국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규제를 이행할 방안이 없었다"라며 "비트렉스가 SEC 규제를 준수하지 못한 것은 기관이 명확한 가상자산 규정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칼날은 비단 비트렉스만을 향하는 게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가상자산 업체들을 향한 규제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데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제미니, 크라켄 등 많은 가상자산거래소 역시 미국 규제 리스트에 오른 상황이죠. 해외 기반 거래소들은 국내와 다르게 몇백 배에 이르는 파생상품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른 위험성도 큰 상황이죠. 가상자산 시장 관련 법안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미국 역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단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어 보이네요.
규제 잣대는 대부분 증권법 위반입니다. 거래소의 스테이킹 서비스나 스테이블코인을 미등록 증권으로 보고 증권법으로 규제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서 하고 있네요.
◆미국 사업 축소하는 해외 거래소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눈길
이와 같은 환경 속 해외 거래소들은 미국 사업을 축소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를 하는 미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고, 아시아태평양으로 보폭을 넓히는 분위기입니다.
2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제미니가 미국 고객을 제외한 한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 등 지역에서 가상자산 기반 파생상품 거래를 지원하는 거래소플랫폼 제미니 파운데이션을 이른 시일 내 출범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거래소에서 출시할 파생상품은 비트코인(BTC)/제미니달러(GUSD) 무기한 선물입니다. 곧 이더리움(ETH)/GUSD 무기한 선물 거래도 지원한다고 하는데요.
기본 레버리지는 20배이고, 최대 레버리지는 100배입니다. 적격 고객은 현물 상품과 파생 상품을 모두 거래할 수 있고, 미국 달러와 USD 코인을 1대1 기준으로 GUSD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와 이익 및 손실 모두 GUSD로 처리되는데요. 기존 선물 거래와 다르게 무기한 계약은 만료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만기일이 없고, 상당한 레버리지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위험 파생상품으로 분류됩니다. 또 상품선물거래위원회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이 점 때문에 미국 내 개인투자자 거래가 금지되고 있습니다.
제미니는 지난 20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인도에 엔지니어링 센터를 개설한다고 알렸었죠. 인도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엔지니어링 허브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전했었죠. 그만큼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번 파생상품 거래 역시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서 출시할 예정이어서 제미니의 해외 진출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미니뿐만 아니라 앞서 미국 규제 기조를 공개적으로 지적해 온 코인베이스 역시 SEC에서 지난 3월 기소예정통지서를 받았습니다. SEC은 코인베이스 스테이킹 서비스 코인베이스 언과 코인베이스 월렛에 대해서 경고 통지를 보냈습니다. 이 가운데 이 거래소 역시 무기한 선물 계약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또 지난 19일에는 버뮤다에서 운영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받고 해외 이전을 발표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 SEC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대표 거래소입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는 미국 의회가 나서서 가상자산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규제기관이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먼저 정책을 제정해야 한다는 논리네요. 암스트롱은 명확한 규칙을 제공하지 않고 주요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집행 조치를 취하는 SEC 접근 방식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SEC은 가상자산거래소 크라켄의 스테이킹 서비스,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USD(BUSD) 역시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제재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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