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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어쩌나…적자인데 수천억원 배상금까지? [소부장반차장]

- 美 법원 "넷리스트에 4000억원 배상금 지급" 평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설상가상이다. 전방산업 악화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가운데 소송전에도 휘말렸다. 수천억원을 내놓게 생겼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동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특허소송에서 3억300만달러(약 4035억원) 이상을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고성능 컴퓨터용 메모리 모듈이 넷리스트 특허 5건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단이 고의성을 인정하면서 담당 판사가 배상금을 상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배심원단 평결을 바탕으로 판결을 내린다. 이번 소송은 5~6개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과에 대해 “최종 판결이 아닌 만큼 해당 평결을 면밀히 검토해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리스트는 LG 반도체 출신 홍춘기 대표가 지난 2000년 설립한 회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나스닥 상장사이기도 하다. 넷리스트는 2015년 삼성전자로부터 300억원 내외 투자를 받아 메모리 관련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2020년부터 넷리스트가 삼성전자에서 자사 특허 기술을 가져갔다고 주장하면서 양사 갈등이 불거졌다.

넷리스트는 “우리 기술이 메모리 모듈 효율을 높여 방대한 데이터에서 단기간 내 유용한 정보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삼성전자가 프로젝트에서 협업한 뒤 특허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넷리스트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삼성전자는 물론 구글, 레노버 등 관련 고객사에도 소송을 냈다. 이들로부터 면책 배상을 요청받자 삼성전자는 델라웨어주 법원에 특허 침해 무효 확인 소송으로 맞불을 놓았다.

삼성전자는 “넷리스트 특허는 독창성이 결여돼 효력이 없다”면서 “삼성 기술은 넷리스트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반박했다.

이후 넷리스트가 텍사스주 법원 등에도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는 지속 대립각을 세워왔다.

일련의 과정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에 뼈아프다. 지난 1분기 반도체를 다루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적자가 유력한 상황에서 4000억원에 달하는 비용까지 날릴 위기인 탓이다. 2분기에는 전체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향후 패소로 결론지어지면 상반기 이어 하반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넷리스트는 지난 2016년부터 SK하이닉스와 특허 소송전을 진행한 바 있다. 2021년 SK하이닉스가 4000만달러(약 530억원) 금액을 제공하고 상호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삼성전자로서는 신경 쓰이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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