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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허브화' …글로벌 소재·장비 "코리아 어셈블" [소부장반차장]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존재감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효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우리나라 경기도가 세계적인 반도체 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다. 대형 고객의 존재로 글로벌 협력사들도 한국 투자를 늘려가는 분위기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미국 인테그리스는 수원에 반도체 소재 개발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테그리스는 화학기계연마(CMP) 슬러리를 비롯해 반도체 특수 가스, 밸브, 튜브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1996년 한국 진출해 경기 화성·평택, 강원 원주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최근 반도체 소재사 캐봇,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품 업체 ATMI 등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인테그리스는 이번 연구시설 확장을 통해 고객들과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KLA가 경기 용인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에 새로운 LKS(Learning and Knowledge Services) 트레이닝 센터를 개소했다. KLA는 반도체 검사장비 분야 1위 업체다.

KLA의 LKS 센터는 전 세계에서 9번째로 국내는 처음이다. 이곳에는 클린룸, 핸들러룸, 강의실 등이 들어선다. 같은 달 KLA는 충남 천안에 제조 공정 및 첨단 클린룸을 갖춘 평판 디스플레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향상 솔루션 전용 시설을 개소하기도 했다.

롤린 코처 KLA 한국 지사장은 “이번 설립으로 KLA는 한국에 대한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재차 입증했다”며 “반도체 및 전자기기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고객사와 협업 및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기업의 ‘한국 러시’는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사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작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재 어플라이드는 용인 등 복수의 경기 남부 지역을 부지 후보로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극자외선(EUV) 노광 설비를 독점하는 네덜란드 ASML은 경기 화성에 EUV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240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트레이닝 및 재제조 센터가 집적된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ASML과 단짝인 독일 자이스는 서울 송파구 브랜드 센터, 경기 동탄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관하면서 한국 거점을 강화했다. 자이스는 EUV 핵심인 렌즈 등을 공급한다.

반도체 장비 톱5에 드는 미국 램리서치와 일본 도쿄일렉트론(TEL)도 국내 시장 공략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램리서치는 이미 램리서치매뉴팩춰링코리아라는 생산법인을 운영 중인 가운데 오산, 용인에 이어 화성공장을 가동 개시했다. 한국 생산능력(캐파)은 2배로 늘어나게 됐다. TEL은 2020년 ‘평택기술지원센터(PTSC)’를 신설했고 2021년에는 화성사업장 내 신규 R&D 센터를 마련했다.

독일 머크(CMP 슬러리·린스액), 미국 듀폰(포토레지스트), 영국 에드워드(진공펌프) 등 해외 반도체 소재 및 부품업체들은 기존 사업장을 확장하거나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일본 수출규제로 타격을 입은 일본 회사들도 연이어 한국행을 결정했다.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하는 도쿄오카공업(TOK)과 스미토모, 이미지센서용 컬러필터 재료를 만드는 후지필름 등이 대상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국내에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가 형성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용인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총 420조원을 쏟아붓고 이외 평택, 이천, 청주, 천안, 부산 등에 반도체 전·후공정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수요가 대폭 늘어나면서 외산 기업들이 한국으로 모여든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 영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 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반도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연이은 해외 업체의 국내 투자는 이같은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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