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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인상률 3.8% 찬반 팽팽…네이버 노사 임금협상 안갯속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네이버가 올해 임직원 연봉 인상률로 3.8%를 제시했으나, 노조가 이에 반발하면서 노사 간 임금교섭이 연장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는 지난 7일 네이버와 5차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지난 13일 이 소식을 알리는 노보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배포했다.

5차 임금교섭 결과, 네이버는 최초 제시안인 연봉 인상률 3.8%에서 입장 변화가 없음을 공고히 했다. 당시 노조는 내년에 종료되는 스톡그랜트(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스톡옵션 대신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인센티브)와 그 외 인센티브 등 총보상을 노조 측과 합의하자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해서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0.6% 늘어 8조원대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이에 네이버는 임직원 성과급을 전년보다 20~40%가량 줄이고, ‘왓패드’와 ‘포쉬마크’ 같은 해외 자회사 인력을 감축했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 최고 한도를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축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임직원 연봉을 인상해 왔다. 2020년 5%, 2021년 7% 상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10%로 두 자릿수까지 뛰었다. 올해 네이버가 노조에 제시한 3.8% 인상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국내 물가 상승률 전망치(3.8%)와 현재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통계청 집계 기준 지난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5.1%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연봉 동결과 다름없다며 반대 중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보다 연봉 인상률이 낮은 것도 내부 불만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지난해 연봉 인상률을 15%로 결정하면서 올해 인상 폭은 본사 기준 6%로 잠정 합의했다. 다만, 카카오 노조는 늘어난 사무실 출근을 중심으로 한 근무제도 추가 협의와 경영진 고통분담 등 부대안건에 대해서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와 계열사를 거느리는 기업 경우 통상적으로 임금교섭은 법인별로 진행된다. 지난해 네이버 본사는 4월에 임금 협의를 마쳤으나, 계열사인 엔테크서비스(NTS)는 임금 인상안 합의까지 교섭이 14개월이나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본사와 계열사 모두 임금협상이 늦어지는 상황이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벌써 4월 중순을 넘긴 만큼, 이미 임금교섭이 장기화한 것과 다름없다”며 “조합원들도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계열사 경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네이버 의사에 반해 임금 인상이 진행된 적이 없다”면서 “본사에서 결정이 나지 않으면 계열사가 논의를 결론 내기도 힘들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협상 논의가 이어지다 보니 직원들 입장에서는 다른 기업 추이를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네이버는 작년 연봉 인상률이 10%였던 데다, 최근 긴축 경영에 돌입한 만큼 올해는 전년 수준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대내외적 상황이 임금 수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 노조는 임금교섭 시작 이후 가입자 수가 증가해 가입률이 43%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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