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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가 대주주인 롯데카드, 순익 급감에도 홈플러스·네파에 매출 몰아줬나… 논란 증폭

롯데카드 본사 전경. ⓒ롯데카드
롯데카드 본사 전경. ⓒ롯데카드

- 롯데카드 작년 당기순익, 2023년 대비 62% 급감

- 팩토링대출 연체, 신용손실충당금 적립액 증가 ‘악재’ 이중고에도MBK 피인수기업들 지원에 동원 의혹

[디지털데일리 강기훈기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네파 등 경영 부진을 겪고있는 피인수기업을 살리기 위해 롯데카드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롯데카드에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몰아줬다는 정황때문이다.

이는 롯데카드, 네파 등 피인수기업 20곳가량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김광일 MBK 부회장에게도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0일 언론 보도와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 자료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매출은 2022년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거래에 동참한 이래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매출은 759억원이었으나 2023년 1264억원, 2024년 7953억원으로 2년새 10배 넘게 증가했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간의 외상거래를 카드 방식으로 바꾼 금융상품이다. 카드사가 홈플러스 협력업체에 현금을 먼저 지급하기 때문에 사실상 홈플러스에 단기로 외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만일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단기 전단채를 발행한다면 롯데카드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을 회피할 수 있지만 채권을 자체 보유할 경우 홈플러스의 부도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고 지적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매출 7953억원 가운데 47%인 3700억원 가량은 '600억원 한도'의 구매카드 연간 이용액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롯데카드가 홈플러스의 채권 부도 위험을 떠안는 대신 홈플러스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보여지는 부실 규모를 줄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롯데카드는 홈플러스 뿐 아니라 또 다른 MBK의 피인수기업인 네파를 살리는 데도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 업체 네파가 최근 자산유동화대출(ABL)로 300억원을 조달하는 가운데 롯데카드가 100억~15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2013년 MBK가 인수했던 네파는 12년 넘게 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사례로 꼽힌다. 인수 원년인 2013년 네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56억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60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네파는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차입을 확대해 왔는데, 이는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2023년 네파의 이자비용은 304억원으로 같은 해 영업이익 14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였다.

한편 롯데카드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2023년 3672억원과 견줘 62.7%(2307억원) 급감했다.

2023년 당시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배제하고 산정한 순이익 1691억원과 비교해도 18.9%(319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2019년 MBK에 인수된 이래 롯데카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주력했으나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PF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이후 대체 수익원으로 팩토링 대출과 카드론에 주력하면서 비용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롯데카드의 영업비용을 구성하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2년 4787억원에서 지난해 7889억원으로 2년새 64.8%(3102억원) 늘어난 점을 꼽고 있다.

또 팩토링 대출 채권 786억원중 일부에서 연체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관련하여 금융감독원이 올 2월에 롯데카드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하면서 팩토링 대출 연체 원인을 살피고 내부통제 위반 가능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 홈플러스, 네파 등 피인수기업들이 잇달아 위기에 접어든 건 궁극적으로 MBK의 관리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회사 수십 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김광일 MBK 부회장의 경영역량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광일 부회장은 현재 홈플러스 공동대표이사를 2024년 1월부터 맡아온 것을 비롯해 롯데카드, 네파, 딜라이브, 엠에이치앤코, 오스템임플란트 기타비상무이사까지 포함하면 국내 18개사의 등기임원을 겸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아연 신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업계는 경영난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 실질적 해법 모색보다는 또 다른 피인수기업을 동원해 ‘돌려막기’ 식으로 대처를 지속하다보면 피인수기업들의 연쇄 부실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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