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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는 TV, OLED로 살아날까…투자는 ‘속도조절’ [DD전자상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전 세계 정보기술(IT) 수요가 얼어붙은 가운데 TV 시장이 특히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TV 시장의 ‘구원투수’가 되어줄지 주목된다.

다만 현재 OLED용 TV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업이 많지 않고, 생산 가능한 물량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투자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게 관건인 상황이지만 실제 투자까지는 다소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투자 연기,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OLED 투자 발표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TV 시장 규모는 971억달러(약 125조원)로 예상된다. 지난해 1024억달러(약 132조원)에 비해 5.2% 줄어든 수준으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10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거시경제 위기가 닥치자 소비자들은 비필수품인 가전을 덜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고가에 해당하는 TV에 대한 수요가 크게 꺾였다. 지난 2020년, 2021년 코로나19로 발생한 ‘보복소비(펜트업)’ 현상으로 수요가 상당 부분 충족된 점, 유럽을 비롯한 선진시장에 지정학적 위기가 닥친 점 등 악조건이 겹치며 TV 시장 전체가 휘청거렸다.

올해 TV 시장 하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단가 하락이다. LCD TV는 시장에서 97% 가량을 차지하는 주류 제품으로, 2023년 예상 출하량은 1억9900만대다. 전년대비 1.1% 성장한 수준이지만 평균 단가는 전년 464달러에서 429달러로 7.5%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시장에서 3%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OLED TV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올해 OLED TV 평균 단가는 작년 1704달러에서 올해 1752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출하량 역시 올해 741만대로 전년대비 14% 증가가 예상된다. 시장의 주류인 LCD는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지만 OLED는 성장과 함께 수익성까지 높아지는 상황이다.

옴디아는 올해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을 1000만대가 채 되지 않은 910만대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중 LG디스플레이의 TV용 화이트(W)-OLED 패널이 760만대 정도로,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는 150만대 수준이다.

OLED TV를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군을 두고 충분한 패널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라인업을 전부 OLED로 대체한다면 OLED TV 시장은 올해 950만대에서 2024년에는 1200만대까지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능력은 1000만대, 삼성디스플레이는 200~250만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TCL등 주요 TV 제조사가 더 많은 OLED TV를 내놓으면 내놓을수록 OLED 패널 수가 확대되고,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추가 투자에 나서며, 다시 OLED 패널 수가 늘어나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는 관점이다.

다만 최근 LG디스플레이가 3조원 규모 대형 OLED 패널 생산시설 투자 종료일을 5년 연장(기존 2023년 3월31일에서 2028년 3월31일로)하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점,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 생산라인에 4조1000억원 투자를 발표한 점을 볼 때 당장 빠른 시일내 대형 OLED 추가 투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 TV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근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대형 OLED 관련 투자에 속도 조절을 재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당분간은 현재 OLED 생산능력 정도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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